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들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을 때다. 공부 잘하고 착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가장 좋은 교훈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버지 자신이 자식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선례를 보이는 것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자기만의 콤플렉스도 상당부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한편으로는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 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아버지요? 세대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오직 아버지 마음속에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그러나 아버지의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울고 있다.
아버지는 가정에서는 어른인 체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혼자 있을 때나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며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며 시원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가며 싱겁고 무디다.
아버지란! 뒷동산의 바위와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와도 같이 크나큰 이름이다. 아버지란! 태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이름이다.
어머니보다 불타는 듯한 느낌은 덜 주는 것 같지만, 은은하게 가슴에 와 닿고 정다움을 받는 묵직한 이름이다.
‘아버지는 어떤 분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리고「나는 누구일까?」라는 주문을 외워보면서…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아가는 진정한「삶」의 가치다.

<2007. 05. 어버이날에 즈음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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