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출신의 규방가사작가 소고당(紹古堂) 고단(高단)여사의 가사문학에 대한 공적을 기리기 위한 '소고당 고단 여사 가사비 제막식'이 지난 22일 오전 산외중학교 교정에서는 소고당 여사의 가사문학에 대한 공적을 기리기 위한 '소고당 고단 여사 가사비 제막식'이 정읍시 산외중학교 교정에서 있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고단여사(85)와 남편 김환재옹(87)을 비롯한 가족들과 소고당 고단여사가사비건립추진위원회 김연위원장(태산선비문화보존회장), 그리고 진춘섭 정읍시부시장, 정창환 정읍시문화원장 등 정읍시 각계 주요 인사들,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와 이상보 국민대 명예교수 등 관련 문학인 등 2백여명이 참석해 가사비제막을 축하했다. 장흥에서도 김석중 장흥별곡문학동인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고단여사의 가사비는 여사의 두번째 가사비에 해당한다.
여사의 친정인 장흥군 장흥읍 평화마을에서 지난 2003년 6월 5일 여사의 가사비가 건립됐기 때문이다.

이번 고단여사의 가사비는 그동안 가사문학 특히 규방가사의 맥을 이어오면서 이번 가사비 전면에 새겨진 '산외별곡' 외 60여 편의 가사를 창작하는 등 우리나라 가사문학계에 족적을 남긴 호남가단의 큰 별 소고당 고단여사의 가사문학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제막된 것.

이날 고단여사 가사비 건립추진위원회 임광순위원은 “규방가사의 명맥을 이어온 고단여사의 가사비 제막은 우리지역의 자긍심을 살려주는 것은 물론 전북문학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면서 “고단여사의 문학정신이 지역민들과 자라나는 후진들에게 참삶의 아름다운 거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북향토문화연구회 고문으로 고단여사의 남편인 김환재옹(전 전주향교 전교)은 “노환으로 소고당의 기억력이 갈수록 흐려져가 안타깝다”며 “산외면의 역사를 담은 소고당의 가사문학이 이 지역 후학들에게 휼륭한 교육적 자료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제막전은 1부 행사로 가사비 건립추진경과보고에 이어 고단여사의 약력소개, 제막, 축시낭독, 고단여사 가사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제막식이 끝난 후 2부행사로 최승범 전북대명예교수가‘고단여사와 가사문학, 그 담론’, 김준영 전북대 명예교수가‘소고당과 가사’, 박효순 한남대 명예교수가 ‘소고당 고단의 가사’를 주제로 한 고단여사 가사문학을 조명하는 학술발표회가 열리기도 했다.

박효순 한남대 명예교수는 이날, 60여편을 남긴 소고당 여사의 가사문학작품에 대해 "전시대 여인들의 작품에서 흔히 보는 눈물과 한숨 등 애상이 없고 밝음과 안정이 충만하며 교훈 목적이 거의 없고 화소 폭도 넓고 다양하다"면서 " 전통의 정서로 현대를 호흡하여 옛 문학장르인 가사에 생명력을 가져왔다"고 평했다.

소고당 고당 선생은 1922년 장흥군 장흥읍 평화리에서 출생, 1939년 정읍 출신 김환재씨와 혼인해 7남매를 두었고 현재는 전주(자택)와 정읍시 산외면 평사리(고택)에서 살고 있다.

경북 영양의 은촌 조애영씨와 더불어 한국 현대규방가사의 쌍벽으로 손꼽히는 소고당은 1977년 ‘삼인 규방가사집’을 펴낸 이후 1991년 ‘소고당가사집(상.하)’ 2권을, 1999년에 ‘소고당 가사속집’을 발간하는 등 지금까지 60여편의 규방가사를 지었다. 또 지난 2002년도에는 전주 월드컵경기를 축하하는 '풍패지관'가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여사는 조선조 선조 중기 호남가단(湖南歌壇)의 한 사람인 고제봉의 후손으로서 그 맥을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방가사에도 범상한 실력의 소유자 뿐 아니라 서예(書藝)에도 조예(造詣)가 깊어 서울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여사의 작품 중 '삼신기명애무가’ '망향가 ’‘친정길’등이 대표적인 가사로 손꼽히며 고향마을인 장흥읍 평화마을을 배경으로 한 가사작품으로 '친정길' '사모곡' '평화사시사' '회초리' '추회' 등이 있다.

지난해 KBS전주방송총국으로부터 전북어른상을 수상하고 전주시의원과 전주향교전교를 지낸 남편 김환재옹 사이에 큰 아들 형균씨(47.아시아나항공 중국총괄본부장)등 7남매를 두고 있다. 남편 김환재옹은 26년간 칠보중과 산내중, 산외중학생 3명에게 26년간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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