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열풍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단연 그 웰빙의 선두자로 녹차가 뜨고 있다. '녹차음료’를 타겟으로 몇몇 지자체들과 주요 음료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녹차음료 시장도 매년 30~40% 대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작년 한해 전체 음료시장의 규모 3조 5천억원 대에 비하면 아직은 작은 규모다. 그러나 국내 녹차음료 시장은 2001년 90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3,40% 정도 신장세를 보이며 2004년 300억원, 2005년 500억원으로 신장하다가 2006년에는 60% 정도 성장한 8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혼합차의 등장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최소 2,30% 이상 성장해 1,000억원 대까지 시장 규모의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 녹차의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면서 원산지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까지 경쟁이 불붙고 있을 정도다.

또 전라도에서 대표적인 녹차 원조로서 경쟁하고 있는 강진과 보성 사이의 장흥군은 어떠한가.
장흥도 녹차, 전통 녹차와 관련이 깊다.
장흥의 불교사를 대표하는 천년고찰 보림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가지산파로 우리나라 선문을 열어놓은 곳이며 선다(禪茶)의 고향으로서 역사를 가진 곳이다. 보조선사창성탑비(普照禪師彰聖塔碑)에 ‘차약(茶藥)’이란 구절이 나올 정도다. 선다로 유명했을 보림사의 차와의 연관성을 제외하더라도, 호남지방에서 8세기 가까이 부사고을이자 문림의 고을이었던 장흥지역은 전통적으로 차와 관련이 깊었다.


<세종실록지리지> <신증여지승람>에는 전국의 차소(茶所) 19개소 가운데 장흥에만 13개소가 소재한 것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다. 일본인 이에이리씨가 <조선의 차와 선>에서 전남의 각 생산량을 밝힌 대목이 있는데, 여기에서 장흥지역이 광주, 순천, 곡성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어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장흥지역에는 야생차의 생산이 많았던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또 장흥지에서 야생차밭이 많기로 잘 알려진, 부산면 관한마을 야생녹차는 옛 금장사 스님들에 의해서 식재되었다고 <대동지지>(1865년)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도 장흥지역에는 30ha의 야생차밭이 있는데, 일제시대 때는 일본인들에 의해 장흥지역의 차들이 공출되었고 1954년 초부터는 한약제 상인 부탁으로 차잎을 채취하여 명석에 문지르고, 비벼 건조 후에는 팔아서 농가 수입원으로 보탬이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장흥군은 특히 발효차로서 돈차, 떡차로 불리는 덩어리차(중국의 보이차)와는 인연이 깊은 고을이다.
이 돈차는 당나라 때 중국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로 전래돼 와 전국에서 유일하게 보림사를 중심으로 제다돼 왔으며, 1960년대까지 보림사와 장흥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돼 왔던 차였다. 우리의 옛 선조들은 약간씩 차잎을 따서 약탕기를 이용하여 끓여 차로 음미하는 것보다 덩어리차로 만들어 감기 몸살 배앓이에 약으로 복용했다고 한다.

장흥군은 이러한 역사적 史實을 근거로 청태전 제다 재현과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청태전은 다성인 중국인 육우(陸羽·733-804)의 <다경>에서 저술된 방식으로 제다해온 덩어리차로 우리 차 문화사에서 가장 기나긴 세월에 걸쳐 전승되어온 조상의 유산이자 세계 유일의 전통적인 차라는 점에서 문화사적 의미도 크다. 이에 따라, 장흥군은 지난 해에 청태전이 제다돼온 관산읍 지북리를 ‘청태전 마을’로 지정하는 등 30ha에 이르는 관내 야생차 자생지를 역사성을 갖춘 야생차단지로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청태전을 복원하고 장흥을 명차의 고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자료화와 안정적인 다원 확보, 체험 컨텐츠 개발 등 장단기 추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수제녹차 상품화 추진을 위해 지난 2003년 11월부터 군비를 지원, 관한마을 6ha 정도의 야생 녹차군락지를 정비한데 이어 ▲'녹색 체험마을' 지정 ▲녹차 체험장 및 제조공장, 시음장 건립, 수체녹차 '천야' 생산, ▲'야생녹차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녹차관련 사업을 관한마을을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
이러한 실정에서 최근 '장흥녹차 영농법인'(48.대표 이성룡)이 '탐진 신선차'라는 이름의 전통수제차 상품을 내놓았다.

주시하디시피, 보성과 강진군이 녹차재배와 생산 그리고 가공산업을 주요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흥군은 이 두 지역의 중간지므로 우리군 역시 녹차 재배에 적지임에는 분명하다. 청태전, 야생차밭등 차 문화와 깊은 역사성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또 ‘천야’에 이어 ‘탐진 신선차’도 출시되어 치열한 차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행이 군에서도 최근 들어 ‘청태전’으로 인해 차 육성산업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칠 일이 아니다. 보다 역동적으로 위기와 한계에 놓인 쌀 농업의 대체농업으로서 차 산업을 본격 생각해 볼 때이다.


차 재배지 확대, 차재배 적지 확보, 친환경 재배에 대한 지원, 차 재배 농가 및 차 가공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 장흥산 차 상품 판매 및 홍보대책 강구 등 장기적인 면에서 본격적인 차 사업 육성 프로젝트를 마련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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