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색다른 서예전인 '부적서예전'이 조그마한 시골동네인 장흥읍 향양리 2구마을 치인서예전시관에서 오는 7월 13일 개최된다.

이번에 전시된 부적서예작품은 장흥에 거주하고 있는 서예가 치인 이봉준(痴人 李奉俊)씨가 글자를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서예와 민중들의 꿈과 소망을 담고 있는 부작을 독특하게 접목시킨 새로운 창작물이다.

이들 서예부적품들은 지난해 이봉준씨가 특허출원을 마친 작품들이기도 하다.
이들 작품들은 머리 부분에 각종 행운 부적을 그린 다음 부적의 내용인 온갖 길상문(吉祥文) 서예와 조합하고 다음에 낙관까지직혀 제작한 것으로, 각종 행운부작을 서예의 아름다움과 잘 어울리게 배치하여 쓴 감상용 부적서예작품들이다.

이봉준씨가 전시한 작품들은,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부적 중에서 행운부적 12종 60여점을 엄선, 한문 오체(五體)로 휘호한 60 여종을 화선지 1/4절(35Cm×70Cm) 서예로 작품화한 것들이다.

부적 주요 내용으로는 금은자래부귀(金銀自來富貴), 가택편안(家宅便安), 학업진취(學業進就), 합격(合格). 가운융창(家運隆昌), 만사대길(萬事大吉), 부귀안태(富貴安泰), 공명(公明), 소망성취(所望成就), 재물보화자래(財物寶貨自來), 구산(求産), 등 생활속에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는 구복(求福), 장수(長壽), 성사, 합격 등을 기원하는 각종 길상문(吉祥文)으로 돼 있다.

치인 이봉준, 누구인가

장동면 만수리 출신으로 지난 80년대 후반에 낙향하여 20여년동안 서예가, 서예연구 인생을 걷고 있는 치인 이봉준씨.

장흥출신 소설가 한승원씨는 치인 이봉준씨의 글씨에 대해서 "누에의 머리나 말발굽 모양의 아름답고 견고한 획과 파임으로 유명한 창암 이상만, 여촌 김응현으로부터 흘러온 듯싶다. 해서 그는 해서 전서 예서 초소를 자유자대로 쓴다" 고 말하고 "이번에 글자 한 자 한 자를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서예와 민중들의 꿈과 소망과 사귀퇴치의 부적을 재미있게 조화시킨 작품들을 제작해 전시회를 갖는 것은 그 뜻이 매우 깊다"고 말했다.

한승원 선생은 또 치인 선생에 대해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엎드려 글씨만 쓰는 글씨 미치광이로 열 개의 벼루에 구멍이 뚫어지고 몽당붓이 천 개가 넘도록 쓰고 또 쓰는 글씨와 벼루와 붓과 종이만 씹어 먹고 사는 사람이다"고 평하고 있다.

치인 이봉준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알려진 서예가로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제22회 국제현대미술창작전과 제20회 신동아 현대미술대상전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지난 2003년 국내의 서예계 최고 상금을 내걸고 공개 심사한 '제4회 강암서예대전'에서영예의 대상을 차지했고, 그 해 하반기 충주문화원에서 주최한 '제8회 김생전국서예대전'에서도 대상의 영예를 안은, 명실상부 국내 톱클래스테 드는 서예가이다.

또 <서법대관>(1997년 이화문화출판사), <위비의서법예술>(2000년 이화문화출판사)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 빨간색깔로그리는 부적이 전각과 더불어 한 분야의 예술로 저리매김되고 있는 현실인데, 이러한 시대적 주류에 좇아 지난해 6월에는 국내 최초로 서예와 부적을 결합한 부적서예작품 60여점을 특허출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부적을 서예작품을 결합한 이 작품들은 치인선생이 독저족으로 개벌헌 것이기에 그 의미는 컸다.

그리고 이번에 지난해 특허출원했던 그 부적서예작품을 다시 새롭게 작품화해 전시회를 개최하기에 이른 것.

이번 부적서예작품전을 앞두고 치인선생은 "부적은 인간의 능력으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의 물건으로 특히 행운부적은 불안감을 해소하고 또 무언가 잘될 것같다는 자기암시를 통해 마음의 평안과 위안을 얻게 해 줄 것이며, 부적내용이 하나같이 좋은 내용의 글이어서 기꺼운 마음으로 감상하는 감상용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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