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출신 중견 여류 수필가 엄현옥씨가 수필 평론가로 정식 데뷔했다.

엄현옥씨는 ‘수필시대 통권18호’(2008.1/2)에서 ‘김동석 수필에 나타난 두 가지 경향에 대한 고찰 -사색적인 경향과 비판적인 경향에 대한 고찰을 중심으로-’ 라는 평론으로 ‘제2회 수필시대를 여는 수필평론 신인 당선작’으로 선정돼, 수필 평론가로 정식 데뷔했다.

심사위원 성기조 한살렬은 심사평에서, “수필 작가로 이미 한 세계를 이루고 있다고 정평이 나 있는 수필작가 임현옥의 비평가로서의 출발에 기대를 건다”고 말하고 “엄씨가 주제로 다룬 김동석은 인천이 낳은 문학비평가로서 해방공간에서 詩作과 수필창작을 겸했던 작가였다. 하지만 본격 수필가가 아닌 관계로 그의 수필 작품의 탐색은 전혀 언급되어 오지 않았다. 한때 월북 작가였던 그가 해금 이후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 그의 수필세계의 탐색은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비평 활동을 시작하는 논자의 텍스트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일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작가 조명이라는 가치로서는 일단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았다. 따라서 기왕의 비평 활동이라면, 앞으로는 본격 수필가를 조명하였으면 한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 작가는 이 글에서 그의 문학적 공과에 앞서 사색적 수필의 경향과 비판적 수필의 경향으로 조망함으로써, 그의 수필 인자가 갖는 본격 수필의 문제와 시사점을 탐색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논지가 명확하고 전개방법이 논리에 합치함으로써 한 작가가 지니고 있는 작품세계의 다양한 포오즈에 포커스를 맞춰, 작품의 내질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하고 ”밀도있는 구성과 작품의 구체적 논거를 통해 논지를 명확히 하고, 설득력 있게 소견을 피력한 점은 비평가로서의 행보에 기대를 걸며 이로써 한국수필문단의 새로운 평자의 출현을 기꺼워한다.“고 엄씨의 앞으로의 수필평론 활동을 기대했다.

엄현옥씨는 당선 소감에서 “김동석을 만난 것은 10여년 전입니다. 수필에 입문한 지 2년쯤 되었을 때 그는 근원 수필의 김용준과 함께 1940년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친근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가 월미도 해변을 산보하며 ‘해변의 시’를 읊조릴 때나 ‘나의 돈피화’ 등에서 특유의 골계미로 너스레를 떨 때도 그가 애써 억눌렀던 시대의 아픔이 행간에 묻어났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암흑기 작가로서 그가 추구했던 최선은 모국어로 수필을 쓰되 발표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해방이 되자 붓물처럼 쏟아져나온 그의 예리한 평문은 시한부를 선고받은 중환자가 무언가에 쫓기듯 빠르게 내딛는 급한 걸음을 연상케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의 수필과 평론을 대할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고 김동석씨의 인연, 관계 등을 회고하고 "현대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가치 충돌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가치 충돌의 상황에서 상대방의 가치를 제압하기 보다는 소통과 공감을 추구하면서 구체적 실존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고 앞으로 수필 평론활동에 대한 자기 다짐을 피력했다.

장흥읍 출신의 수필가인 엄현옥씨는 <다시 우체국에서> 등 수필집 3권을 펴냈으며, 지난 ‘인천문학상’(2003)과 '신곡문학상(2004)을 수상한 중견 수필가이다.



<엄현옥씨 프로필>

-장흥여중고(5.4회)
-우석교육대학원 졸업(교육학 석사)
-현 인천시 성광 유치원 원감

-1996년 <수필과비평>에 수필 등단
-한국문협 회원, 국제 PEN클럽 회원,<수필과비평> 이사
-국제 PEN 클럽 인천지역위원회사무국장, 제물포수필문학회 부회장, 인천수필시대 회장

- 저서:<다시 우체국에서(198, 문학관)>, <나무(2003, 수필과 비평)>, <아날로그-건널수 없는 강(2004,수필과 비평)>

-1999 제물포수필문학상

-2003 인천문학상

-2004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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