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출신인 김제현(69)시인이 사단법인 세계시조사랑협회(이사장 조오현)가 제정한 제2회 한국시조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 2007년 4월호에 발표한 '우물 안 개구리.

' 세상의 모든 존재를 인정하고 차별 없이 귀히 여기는 불교적 세계관을 담겨 있다.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에 대해 좁은 공간을 통해 본 우주적 세계관으로 시대상을 반영한 스케일 큰 작품”이라면서 "시조의 전통성에 일정 부분 기대면서도 그것을 새로운 감각과 의식으로 변용하는 솜씨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5월 중 열릴 예정이다.

'암록색 무당개구리/ 우물 안에서 산다// 바깥세상 나가봐야/ 패대기 쳐서 죽을 목숨// 온전히 보존키 위해/ 우물 안에서 산다// 짝 짓고 알 슬기에/ 깊고 넉넉한 공간//(후략)'(수상작 '우물 안 개구리' 일부)

수상작은 식견이나 시야가 편협한 사람을 지칭하는 속담 '우물 안 개구리'의 의미를 뒤집어 봄으로써 아집의 감옥에 갇혀 자기 주장만 펴는 오늘날 세태에 절묘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떤 개구리들에게 우물은 최적의 생존공간입니다. 실제로 낮은 수온에서 사는 무당개구리는 서늘한 우물 속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개구리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 있던가. 개구리의 눈으로 보면 우물 밖의 인간이 오히려 아집의 우물에 빠져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시조는 정형시라는 형식상의 제한을 받습니다만, 형식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율격의 창조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의 현대 시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김시인의 말이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시인은 196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시조 '高地') 입선되며 시조시인의 길에 들어섰고, 1961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국내 대표적인 시조시인단체인 한국시조시인협회장 을 비롯 한국시조학회 창립 회장, 한국문인협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장, 현대시조포럼 의장을 역임한 김 시인은 조선시대 사설시조의 산문정신과 형태적 특성을 현대시조에 발전적으로 접목하는 데 평생의 열정을 기울여 왔다.

수상소감에서 그는 "시조는 전통 장르이니까 사랑해달라는 호소로는 시조가 생존할 수 없다"는 말로 현대시조의 새로운 형식미를 추구해 온 자신의 노력을 다시 강조했다.

김시인은 가람시조문학상, 중앙일보 제정 중앙시조대상, 월하시조문학상, 조연현문학상(평론) 수상했으며, 시집‘무상의 별빛’ ‘백제의 돌’과 저서로 ‘현대시조평설’ ‘현대시조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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