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로부터 전국 최초로‘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어 ‘문학의 요람’으로 당당히 자리하게 된 장흥군(군수 이명흠)에서 이색적인 미술 전시가 열린다.

이른바 국립현대미술관의‘찾아가는 미술관’이다. 평소 미술 전시 및 관람의 기회가 적은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펼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차별화된 사업이다.

그 첫 번째 전시인 '누군들 따뜻한 남쪽 마을이 그립지 않으랴'展은 ‘장흥 문학’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찾아가는 미술관’의 올해 첫 무대가 된 장흥은 조선조 가사문학에서부터 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을 배출하고 국문학사에서 여러 문학작품의 이름을 올리며 '문림(文林)’고을로 알려져 왔다. 특히 장흥의 뿌리 깊은 문화예술의 역사와 전통은 지역이 배출한 유명 작가들의 이름이 말해준다.

자연스러움을 거스르지 않고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김영남 이대흠 위선환 등 작가들의 작품 속에 그려진 아름다운 숲과 물, 넓은 바다는 누구나 한번 쯤 머릿속에 그려보았을 인상 깊은 장흥의 모습이다.

이러한 문학 속의 ‘장흥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 지난 6월 12~13일(이틀간) 김선두 김종학 허진 등 국내 중견 화가들과 김영남시인 등 40여명은 장흥 석대들 동학농민운동 격전지를 시작으로 한재고개, 천관문학관, 이청준-한승원 생가, 정남진 등 문학현장과 천년고찰 보림사, 유치 가지산을 끝으로 장흥답사를 진행했다.

이번 답사는 한국현대문학 100주년 및 장흥이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받은 해로 그 의미를 더했다.

아름다운 산과 물을 따라 문학작품의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영화의 장면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촬영(세트)장,
문학사랑이 남다른 지역주민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문학공원 등은 장흥을 처음 찾은 화가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붓’과 ‘연필’ 하얀 스케치북 위에서 물은 ‘졸졸’ 흐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보림사 풍경은 울린다.

“과연 우리나라 최고의 문학인들이 나올 만한 곳이네요.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시(詩)가 될 것 같아요” 손이 닿으면 금방이라도 짙은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장천재의 노송을 보며 한 작가는 말했다. 장흥의 역사와 문화를 부분이나마 둘러 본 이들 화가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7월 30일(수) 전시를 주제로 5군으로 나눠 창작에 들어갔다. 그 결과 총 43명의 작가의 손끝에서 86가지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1군 '내 청춘도 날 버리고'=장흥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청춘, 꿈, 첫사랑, 고향과 유년시절의 그리움 등을 미술작품으로 표현하여 문학과 미술이 함께하는 시간과
불멸에 대한 욕망을 형상화 한다.


▶2군 '구두가 미리 알고 걸음을 멈추는 곳'=장흥의 기행가사문학과 실경, 사라진 한국인들의 마음의 길인 ‘장흥’, 그 길을 따라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3군 '어머니들의 어머니의 얼굴을 찾아서'=바다를 품고 있는 정남진 장흥, 장흥의 풍부한 자원과 갯벌이 가진 끝없는 생명력과 오늘의 생명을 키워낸 어머니.
장흥의 다문화가정 가족들을 위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4군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의향 장흥의 시작과 맺음, 한국사의 굵고 큰 획을 남긴 선종과 동학이 시작되고 끝난 장흥의 모진 역사. 그리고 동학 이후 한국
현대사의 이어지는 비극과 한(恨)을 형상화 한다.

▶5군 '물에 그려진 달을 종이에 뜨는 사람들'=동양의 시서화(詩書畵) 전통과 현대미술의 문자와 미술, 커뮤니케이션과 표현의 수단인 문자와 그림이 같으면서도

다른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형상화한다.
장흥문화예술의 중심인‘천관문학관’과 ‘장흥문화예술회관’그리고 장흥군청 민원실 로비에 7월30일(목)부터 전시될 '찾아가는 미술관 - 누군들 따뜻한 남쪽 마을이 그립지 않으랴'전은
'제1회 정남진 물 축제(2008. 7. 30. ~ 8. 3/5일간)'기간에 걸쳐 있어 방학을 맞이한 학생을 비롯한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많은 관람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흥군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서 발행한 장흥출신 유명작가들의 개인 자료집 발간, 문학뉴스레터(2008. 6월 창간), 작가 생가복원 및 문학현장 보존 등 문학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문학과 미술의 만남’을 통해 ‘문학 공간의 새로운 예술 영역 마련’이라는 의의를 갖는 이번 전시와 갖은 문화예술행사를 적극 지원하여 장흥 문맥(文脈)을 이어간다는 다짐이다.
풍부한 문학관광 자원과‘느낌 있는 문화관광’을 위한 장흥민들의 바람 속에 ‘한국 문학관광기행의 1번지’로써 커나 갈 장흥의 힘찬 ‘날개 짓’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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