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대두되는 것이 지역주의다.

인구비례의 권역에 1명을 선출하는 지금의 소선거구 선거 제도에서 야기되는 불가피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선진 민주정치를 위해선 이 문제 역시 우리가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예컨대, 우리 지역의 경우, 정치적으로는 장흥 강진 영암이 한 권역이지만, 행정구역으로는 엄연히 구별되는, 3개 군 모두 경쟁적 관계에 있는 각각 소단위 지방정부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3개 군에서 야기되는 지역주의는 불가피한 문제라는 것이다.

하여, 대단한 인연이나 학연, 혈연, 또는 정당소속 등 정치적 이해관계 없이는 장흥 사람들이 강진, 영암 출신을, 강진사람이 장흥이나 영암출신 사람을 선호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지방에서 먼저 혈연이며 지연 등 ‘인연’이며 ‘연고’가 중요시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현상을 지역주의, 지역 이기주의로 매도해버릴 수만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시대적으로 지역주의는 극복되어져야 하는 과제이다. 정치, 행정적으로 지역주의를 해소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선행되어져야 마땅하지만, 그 못지않게 지역인들이 스스로 이 문제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이 지역주의에는 지방 정치인, 지자체장, 공무원사회, 지역의 인사 등 소위 지역의 리더들이 조장해 온 바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영호남 사람간의 갈등, 지역적 차별 등의 근저에는 우리나라 정치권이 조장해 온 하나의 산물 같은 것이듯, 한 지방에서 이웃 지역간의 갈등이나 지역이기주의 역시 그 지역사회의 정치인과 지역 인사들이 방관해왔거나 조장해 온 바가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지자체의 사회단체들 마다 영호남 자매결연이니, 중국 일본 어느 도시와의 자매결연이니 하는 쌍방간의 교류나 친목을 도모하는 결연식이 자주 펼쳐진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동일권역인 이웃 지역간 이런 교류 사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예전에는 통혼권도, 상권이 같았을 이웃 자치체와의 결연사업 같은 것은 누구도 생각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장흥 강진 영암군 3개 군이 정치적으로 묶여있으므로 이 3개군 간의 친교와 화합을 위한 어떤 형태의 모임 하나 있을 법한 데도,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여, 최근 3개군 간의 삼군봉 공동개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지자체간 문화적 교류사업도, 지자체내 사회단체간 친교 교류 확대사업 같은 것들이 더욱 확대 추진되어야 한다. 3개군 주민들의 친목과 화합을 위한 잔치마당도 펼쳐 보일 만도 하다.

지금은 급변하는 시대이다.
지금의 ‘연고주의’ 및 지역주의의 뿌리 같은 혈연사회가 무너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의 가족이며 친족의 의미도 변화되어 간다.

갈수록 홀로 사는 독신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 삶의 환경도 예전의 일가 친족에서 개별가족, 핵가족 환경으로, 더 나아가 ‘가족 없는 독신 가족’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지금 우리들이 고수하는 장흥군이며 강진군이며 영암군이라는 행정단위, 영암사람, 장흥사람 등 지역과 연고 중심의 개별적인 의미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 같은가.
머잖아 지방정부도 교통, 상권, 경제권 등 ‘편리’와 ‘이용’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에선 실제적으로 ‘의식’이 그렇게 변화해가고 있다. 이들 20대,30대가 주류가 되는 때면, 강진 출신이니, 장흥 출신이니 하는 출신 지역의 의미도 없어져 갈 것이다.
아니, 앞으로 반세기, 아니 3,40년 후만 되도, 강진 장흥 사람 모두 합해 4만 정도 남아져, 지금의 행정구역 같은 의미는 통째로 사려져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우리의 시대를 주도해가는 지역사회의 리더들, 고령의 지도 인사들이 이제는 우리들 후대를 위해 지역주의, 지역 이기주의 극복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인 것이다.

정치권도 이에 앞장서야 한다.
자신의 출신지역뿐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 전체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각각 지방정부는 자치단체와 자치단체 기초의회가 중심이 되긴 하지만, 국회의원은 이들 각 지자체를 지역구로 삼는다.
이들 지역구 주민들은 당초부터 자기 정치적인 뿌리다. 이들 3개군 주민들 미래의 삶의 조건에 대한 문제에, 머지않은 장래에 의미 자체도 없어져버릴 행정단위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들 3개군을 1개 권역으로 간주하여 이 3개 주민의 화합을 위한 일도 모색하고 선도해야 한다. 이들 3개 지역 미래의 비전을 창출하고 앞장서서 선도해갈 수 있는 역량을 내보여야 한다.

지금은, 강진사람은 강진사람이고 장흥사람은 장흥사람이다. 강진사람들은 장흥에 와 식사 후 커피 주문도 강진으로 하고, 택시도 강진 택시를 불러 타고 간다. 장흥사람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런 현상이 ‘연고주의’ ‘지역주의’의 산물이다.

이웃사촌이라고 한다. 이웃 지자체간의 친교, 이웃 지자체간의 화합, 이웃 지자체간의 공동번영…바로 이런 생각들, 이런 고민들이 정치권에서, 지자체 지도층에서부터 모색이 되어지고 고민이 되어져야한다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선 이 문제가 화두가 되어지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