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추석장사 씨름대회에서 장흥 출신의 문형석·문준석 `형제 장사'가 탄생, 민속씨름대회가 생긴 이래 진기록을 세우면서 대한씨름협회와 지역정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3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태백장사(80kg이하)에 동생인 문준석(23·제주특별자치도청) 선수가 오른 후, 금강장사(90kg이하)에 형 문형석(25·영월군청) 선수가 각각 등극한 것이다.

동생인 문준석 선수는 지난 설 장사씨름대회에서도 현란한 기술씨름으로 태백장사를 차지했었으며, 형인 문형석선수는 생애 처음으로 금강장사에 올라 형제가 동반 우승을 차지한 것은 장사씨름계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강장사에 등극한 문형석 선수는 "남들은 동생이 먼저 장사에 등극해 부담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에게는 부담보단 큰 힘이 됐다"면서 "동생이 힘들 때는 나에게 조언을 구하고 내가 힘들 때는 동생에게 조언을 구해 서로가 힘이 돼 오늘 같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형제는 장흥 관산초·중학교를 거쳐, 순천공고, 경기대를 함께 나와 현재 실업팀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인근의 관산남초등학교를 다니다 씨름 꿈나무 발굴을 위해 10개 읍·면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장흥군협회장기대회에서 각각 우승, 관산초교로 스카웃되어 정식 씨름 훈련을 받았었다.

아버지 문복현(52)씨는 "동생이 먼저 장사를 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형제가 동반으로 우승해 너무 기쁘다"면서 "추석연휴가 끝나면 소한마리를 잡아 동네잔치를 열어야겠다"고 말했다.
관산읍 주민들은 "문형석·문준석 형제장사가 관산읍에 가져다준 최고의 추석 선물"이라며 "두 형제가 더욱더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 씨름계에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산중학교에서 두형제를 훈련시킨 용산면 출신 김송환(43·구례반달곰씨름단) 감독은 "준석이는 이만기 선수처럼 왼손잡이로 힘과 체력조건이 좋은 반면, 형인 형석은 부단히 노력하는 스타일이었다" 면서 "이들이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대한민국의 씨름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제의 아버지 역시 젋었을 때 지역씨름대회 등에서 체구는 작지만 상대가 없을 정도로 씨름을 잘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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