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은 ‘문학의 고을’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문학에 관한 한 그 어느 지역과도 비교우위성이 월등한 지역이다.

이는 자타가, 특히 문학인들이 공히 인정하는 사실이다. 장흥문학은 가사문학이었던 ‘장흥가단’으로부터 그 맥이 흘러와 현대사에선 소설문학으로 꽃을 피웠다. 이미 고인이 된 이청준, 그리고 한승원 송기숙이 한국 소설문학에 금자탑을 세웠으며, 그 뒤를 이승우가 잇고 있다.
이들 4인 중 특히 3인(이청준 한승원 송기숙)만 하더라도, 다른 지역 같으면 진작에 개별 문학관이 세워지고도 남았을 터이다. 굳이 이들 3인에 대한 그 뛰어난 문학적 평가를 차지하더라도, 최근 젊은 작가요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승우 작가의 경우, 올해 동인문학상 후보로 선정돼, 장흥 소설문학의 위상을 제고해 주고 있다.

소설문학뿐이 아니다. 장흥의 시 문학도 일취월장, 갈수록 그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이미 김녹촌 김제현 위선환 이대흠 김영남 이성관 전기철 등 젊은 시인들은 국내 시 문학계에서 이미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으며 갈수록 여타 다른 시인들도 시집을 내는 등 장흥의 시문학이 한창 무르익은 꽃을 피워가고 있다

특히 지난 해 타계한 김녹촌의 경우, 이제 한국 현대 아동문학계에선 전설이 될 정도이다. 지난 6월 녹촌 선생의 1주기를 맞아 장흥이 아닌 서울에서 외지인들이 기획한 ‘김녹촌 선생 추모 문학의 밤’이 열리며, 선생의 아동문학에 대한 성과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여기에 소설의 문학적인 성과로 이름이 더 알려진 한승원의 경우, 올해 초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이라는 4시집을 출간, 시인으로서 문학적 성과와 이름을 더했다.

숭의여대 문창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는 전기철 시인의 경우, 다섯 번째 시집 <누이의 방> 을 출간해 시단에서 성찬 세례를 받았으며, <시조시학>의 발행인으로 가람기념사업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제현 시인은 최근 ‘한국 대표 명시선 100’에 선정된 시집 <풍경>이 출간돼, 이 역시 장흥 시 문학의 위상을 더해주고 있다.

신인이라 할 수 있는 사홍만 시인은 <어머니의 바다>라는 첫 시집을 출간했으며, 몇몇 장흥 시인들이 문학활동을 하는 이른바 장흥출신 시인들의 ‘장흥문학’ 동인시집 ‘웃음의 바깥’이 최근 출간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소설문학에서뿐만 아니라 이제 시 문학도 활발히 진행되며, 그 화려한 꽃을 피워가고 있다. 가히 ‘장흥=문학의 고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업적이 일구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새삼 짚고 넘어가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문학의 고을인 이 장흥에 ‘000문학관’이라는 문인 이름을 딴 문학관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장흥 현지에서 장흥 문학인들의 힘을 결집시키는 통일 모임체가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하기도 했지만, 장흥에는 ‘000문학관’이 하나도 없다. 아마 다른 지역 같으면 이미 고인이 된 ‘이청준문학관’ ‘김녹촌문학관’은 진작에 세워지고도 남았을 터이다. 다른 지역에선 생존문인의 문학관도 세워지기도 할 정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현재 사정이 이렇다. 여기서 이 분야에서 우리의 장흥문학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천관산문학관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곳은 장흥문학 전반에 대한 문학관으로서 기능을 하면 될 터이다. 그러므로 개별 문인의 고향 등에 별도로 그 문인의 유물이며,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관이 충분히 세워질만하다는 것이다.

역사는 그 역사의 주체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것은 당대 역사의 주체들이 바로 그 승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문학의 고을 장흥’ 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시대의 주역들은 바로 우리들이다. 하여 바로 우리 스스로가 ‘문학의 고을 장흥’인이라는 자긍과 자존으로 우리의 당당하고 찬란한 문학의 고을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그 정체성을 확보, 확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우리와 동시대를 살다 간 위대한 장흥의 문인들의 문학관을 세우는 일이다. 해서 앞으로 20년, 30년 뒤라도 장흥에 천관산문학관 외에 이청준문학관, 송기숙문학관, 한승원문학관, 김녹촌문학관 등이 세워져 장흥이 명실상부, 문학의 고을로서 전통을 잇고 그 문학고을로서 정체성도 확보하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장흥문학인 단체에 언급해 보자. 그동안 장흥을 대표하는 문학인 모임으로서 ‘별곡문학회’가 있었고, 매년 ‘별곡문학’ 동인지가 발행돼 왔다. 그런데 2011년에 별곡문학회와는 다른 장흥문학회가 발족했고 2012년 12월에 장흥문학 창간호가 발간되었다.

문학의 고을인 장흥에는 거의 매 지자체마다 결성돼 있는 문인협회 지부도 없다. 그동안 거의 별곡문학회가 그 역할을 대신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또 하나의 문학모임이 결성됐다. 통일된, 모든 장흥문학인의 힘이 결집되는 문학인 모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구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우리 모두가 자성하고, 또 자성해서 이제부터라도 ‘장흥문학’을 하나로 묶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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