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각 지자체들은 주민 복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좋은 예가 경기도 시흥, 군포, 광명, 여주, 용인, 광명시 같은 경우인데, 여름철 각 초등학교 운동장에 조립식 수영장을 만들고, 거기에 물놀이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먹거리 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먼 곳으로 휴가를 떠날 수 없는 가족들에게 신나는 바캉스를 즐겨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어떤 지자체에선 시군 청사에 물놀이·피크닉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꾸미고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도 한다. 경기도 시흥시 경우, 시청사 야외휴게공간에 물놀이장(수영조 1곳, 바닥분수장)을 설치,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23일까지 무료로 개방하는데 수영장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안전요원 2명도 배치하고 수영조 물은 상수도 물로 매일 교체하고 있단다.

용인시도 시청사 1층 광장 '하늘이 열린마당'에 야외 물놀이장을 개장했다고 한다. 유아용, 5∼7세, 초등학교 1∼3학년이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 풀 3개와 5∼7세,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워터슬라이드 2개, 이동식 화장실·샤워실·탈의실도 갖췄으며 안전관리요원 9명과 관리자 등 12명이 물놀이장을 관리한다고 한다.

이처럼 복지에 앞서가는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일부러 일정기간(보통 8월 1일-23일까지) 시민, 주민을 위해 임시 물놀이장을 마련, 어린이 물놀이장을 제공하며 연일 대박을 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장흥군은 어떠한가.

‘어머니 품 같은 장흥군’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장흥군. 이번 정남진 물 축제가 대박을 치면서 연일 사람들을 탐진강변으로 불러들였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큰 특징은 가족동반 관광객들이 많았다는 것. 하여 자연 물 축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자연풀장이나 이번에 처음으로 조성한 워터슬라이드가 가미된 수영장 등이었다.

그런데 예년처럼, 축제가 폐막되면서 다 철거해버렸다.
앞서가는 지자체들은 굳이 물 축제가 아니어도 자체 예산으로 간이 수영장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기왕에 조성된 축제장의 수영장 시설들을 단 하루도 그냥두지 않고 다 철거를 해버린다. 실로 ‘어머니 품 같은 장흥군’의 구호가 무색해지는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안전관리요원이며 관리자 등 인력비용이 아까와서인가. 얼마 들지도 않을 터인데 꼭 그것만의 이유는 아닐 듯싶다. 비용문제라면, 일주일 사용하고자 설치비용 1억원을 들였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당초 축제운용 계획에서 수영장을 8월 1일부터 30여일까지 운용하기로 하고 수익금의 일정부분을 환수 받는 식으로, 민간업자에게 시설이며 운용을 위탁하였다면 어땠을까. 정히 안전이 문제된다면 안전관리요원을 충분히 임용하는 식으로 계약하면 될 터이고...

당초 군수도 수영장을 축제 폐막 후 일정 기일까지 계속 운용하는 방안에 적극 동의하였다고 하는데, 담당부서에서 안전을 이유로 반대하였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면, 그 담당자는 문책 받아야 마땅하다. 무슨 이유로라도, 설혹 안전을 이유로 들었다고 해도, 그 담당자의 안일한 사고, 군민 편의를 외면한, 장흥군 여름철 관광을 도외시한 그 철거시책 결정은 변명할 여지없이 잘못된 일이기 때문이다.

전국에 수백 개의 야외 풀장이 운용되고 있다. 이제는 선진 지자체에선 간이 풀장까지 시민을 위해, 주민을 위해 설치 운영 중이다. 민간업자가 운용하는 유치 휴양림에서도 수영시설이 운용되고 있다. 새로 굳이 다른 곳처럼 간이수영장 시설을 마련하라는 주문도 아니다. 기왕에 설치된 축제용 수영장이 있었다. 그런데 말이다. 축제가 끝났다고 바로 철거해버린다.. 안전을 이유로 말이다.

아, 이게 기막힐 일이 아닌가.
물 축제가 끝났지만, 축제장인 탐진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축제가 끝났지만, 여울목 부근의 자연 풀장에선 여전히 주민들이, 외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물놀이를 즐기고, 그 자연풀장 위로는 여전히 보트놀이를 즐긴다. 또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된 수영장에선 여전히 많은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긴다.

하루에 몇만 명은 아니더라도 몇천 명 정도의 외지 관광객들이 가족동반으로 장흥 탐진강으로 몰려들고 여전히 활기가 넘치고, 8월 내내 시내 음식점에는 가족 동반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이런 모습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인가. 아니다.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리 되는 게 뭐 그리 어려운가. 물 축제를 거금을 들여 개최하지 않는 곳들도, 일부러 간이 수영장 시설로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고 있는데 말이다.
왜 우리 장흥군이 위기인가.

공직자들, 극히 일부이긴 하겠지만, 공직자들이 군민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어서이다. 복지부동으로, 오직 자리만 지키며, 오로지 쉬운 일만 하려 하는 일부 공직자들이 있어서이다. 이러한 조짐이 더 크게 물들어간다면, 그야말로 장흥은 위기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