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도를 펼쳐본다. 그리고 울산시에서 목포시에 이르는 남해안권역의 전남권과 경남권을 또 살펴본다. 전남권은 서부권의 목포시와 동부권의 여수, 광양시 등 남해안에 연한 항구도시가 고작 3개 뿐인데, 경남권으로 넘어가면 도시(항구도시)가 촘촘히 박혀있기 때문이다. 사천시, 진주시, 통영시, 거제시, 마산시, 창원시, 진해시, 부산시, 울산시... 무려 남해와 연한 도시가 전남의 3배인 9개시에 이른다.

다시 전남 해안으로 눈을 돌리면, 목포와 여수 사이, 전남의 중남부권이 공허하다. 과히 낙후의 공간이라고 할만하다. 해안 도시들에 대한 역사성, 지정학성, 도시 입지로의 당위성을 차치하고라도, 결과적으로 오늘날의 실정이 그러하다.

사실, 전남은 낮은 재정자립도, 인구 감소 등의 위기로 전국의 17개 시ㆍ도 중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곳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전남의 낙후는 전적으로 산업화 과정에서의 소외 때문이었다. 수도권과 영남 지역에 한국의 기업의 80%가 몰려 있지 않는가. 전남인들이 당연히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로 경남 쪽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제라도 관광산업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SOC 확충이 더 필요한 이유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 균형발전의 중요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특히 앞으로의 시대는 해양시대다. 하여 과거엔 개발전략이 ‘대륙 지향적’이었다면 앞으로는 ‘해양 지향적’ 발전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국 유커들을 겨냥한 전남도의 관광문화 육성이 향후 전남의 중요한 비전의 하나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동안 전남의 발전, 개발 전략은 3핵 3축에 국한됐다. 즉 ‘광주 대도시권’ ‘목포권’ ‘광양만권’등 ‘3핵 3축의 3대 광역권’으로 나누어 거점지역 중심의 산업 및 도시화의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정작 이 3핵3축의 중심은 지리적으로 강진-장흥-보성-고흥권이 중남부권역이었는데, 이 중심부가 철저히 소외되며 가장 낙후지역으로 대변돼 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중남부권이 전남 3핵 3축으로부터 지리적 중심지이고 낙후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점에서 다도해권, 중남부권역의 개발 발전 전략이 주효하다는 것이다. 다 제쳐두더라도, 전남의 다도해권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세계 5대 갯벌, 문화예술, 따뜻한 기후 등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섬의 생태낙원, 섬의 문화유산, 다도해의 바다산업, 탈 경계의 섬 등의 범주를 중심으로 전남 중남부권의 가능성과 비전이 제시될만하다. 21세기에서 전남의 중남부권역은 기회의 땅이자, 축복의 땅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제대로 보존, 제대로 개발하고 다도해의 그 무한한 청정해역을 잘 활용하면 전남의 블루오션, 아니 대한민국의 불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중남부권을 중심으로 전남의 남해안시대를 열겠다는 새로운 패러다임, 역발상적 사고와 의지로 전남의 중남부권 프로젝트를 수립될 만하다는 것이다.

이제, 정치권이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선거구’가 됐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강-장보고 시대’가열려야 한다. 지난 2월 장흥군ㆍ보성군ㆍ고흥군이 가칭 ‘득량만권 장보고 행정협의회’를 구성, 득량만권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 발전전략을 공동 추진키로 협의 한 바 있지만, 이제는 강진군도 포함, 이른바 산업ㆍ관광ㆍ환경의 3대 초광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나아가 ‘중남부권 국제관광·융복합 메가 문화 경제권’을 육성하여 ⑴통합 인프라 구축 ⑵전국적, 세계적 휴양관광벨트 조성 ⑶전국적, 글로벌 물류거점 육성 등 ‘강-장보고 시대’를 열어야 한다.

정치권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비록 총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김승남 국회의원은, 지난 3월 16일, 강진장흥보성고흥 잇는 ‘득량만권 청정해역특구 조성’을 주장하고 “득량만권 청정지대화 인프라 구축 사업과 청정휴양관광 기반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갈 파한 바 있었다.
이번 총선 후보중 신문식 후보가, 유일하게 남도 4군의 지역개발 공동 대응ㆍ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남도 4군 체험ㆍ체류형 순환관광벨트 조성’을 주장하고 ▲노력도~금당도~거금도로 이어지는 장흥~고흥 간 연륙 연도교 건설 ▲고흥~보성 간 득량만을 가로지르는 연륙 연도교 건설 ▲거점형 마리나 항만 유치 및 개발 ▲상생 4군 청정특구 지정 ▲4군 농수축산물 공동 유통망 신설 등을 이번 선거의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 그동안 전남의 중남부권역은 환태평양시대, 중국 관광객 유입시대 등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에서 대한반도의 불루오션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수도권과 영남권 등의 국토 중심론에 맞서 한반도의 공간 구조를 새롭게 혁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국가차원의 개발전략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현재의 정치공학상 비현실적이므로, 전남도와 전남권 국회의원들, 4개군 지자체가 함께 주도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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