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귄익위원회의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80개 기초자치단체(군단위) 중 장흥군은 외부청렴도는 70위, 내부청렴도는 80위(꼴찌), 종합청렴도는 79위(꼴찌에서 두 번째) 등 ‘청렴도 꼴찌’ 결과를 얻은 수모를 당했다. 이 청렴도는 2016년 7월 1일~ 2017년 6월 30일까지 조사한 결과였다.

2009년에는 기초자치단체 1위, 2010년에는 전국 159개 시·군 기초자치단체 중 3위(전남 1위)를 차지하는 등 2년 연속 청렴도 최상위를 차지하던 장흥군이었는데, 이제는 전국에서 ‘청렴도 꼴찌’라는 수모와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장흥군의 경우, 청렴지수 항목에서 업무지시 공정성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경험 등의 항목에서 청렴지수 점수가 낮아, 이 기간에 군 공무원 대여섯 명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연관성을 고려해볼 수도 있으나, 그 밖에도 인사업무(금품수수 향응-편의제공), 예산(업무추진비,예비비등) 등의 항목에서도 점수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청렴문화지수나 부패방지제도(징계,처벌 등)에서도 전년도에 비해 점수가 현저히 하락된 것으로 나타나, 결국 총체적으로 장흥군의 청렴지수는 크게 떨어진 결과로 나타났다. 무슨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지금 장흥군에는 청렴문화가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청렴지수가 높지 않다는 것은 반대로 그만큼 부패지수가 높다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 청렴도 상승을 위한 교육도 받았고, 청렴에 대한 실천의지를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장흥군의 청렴 행정은 실패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공무원을 달리 공직자(公職者)라고 부른다. 공직자는 공공(公共)의 일을 보는 사람인 것이다. 삿됨이 없는, 사사로움을 취하지 않는, 오로지 공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공직자인 것이다.
이런 공직자에게 청렴성은 첫 번째의 요건이며 절대적인 무기다. 하여 공직자가 모여 일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청렴도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언젠가 방영된 tvN '어쩌다 어른'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출연, 강연자로 나섰는데, 그때 이 시장은 "공무원들의 태도, 의지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많이 바뀔 수 있는지 체감했다"면서 공무원들의 역할과 사명을 강조했다.

지방화 시대에서 지역의 공직사회는 곧 그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기관이고 두뇌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공직자의 청렴성도 그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즉 한 자치단체의 생존과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공직사회의 역할에 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공직자 청렴도가 경제력 등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국가 청렴도 1위인 핀란드가 국가 경쟁력 부분에서도 1위인 것은 ‘청렴도는 경쟁력에 비례한다’는 경제-윤리학적 이론이 실제 사회에 반영돼 나타난 대표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각종 공직비리 의혹들로 인하여 온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 청렴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시대적인 요청인 것이다. 흔히 청렴은 공직자가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항상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는데, 그점에 장흥군은 형편없는 것이다.

모야무지(暮夜無知), 즉 '모야회금(暮夜懷金)·모야포저(暮夜苞?)'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선물이나 뇌물을 몰래 주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즉 ‘모야무지’는 ‘어두운 밤이어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 는 풀이로, 깊은 밤중에 하는 일이라서 보고 듣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알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데, 역으로 이 말은 남 몰래 선물이나 뇌물을 공직자에게 주는 것에 대한 경계의 뜻을 담고 있다.

<목민심서> ‘율기 6조’ 제2조 청심(淸心)에는 “청렴은 수령의 본무(本務)로서 모든 선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을 잘 할 수 있는 자는 없다”하였다. 청렴하지 않고서는 공직자로서 역할 수행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재야에 있을 때, 절박한 심정으로 부패의 모든 양상을 파헤치고 여기에 대해서 처방을 내렸다. 다산이 주창한 것은 공직의 위엄성, 공식성, 객관성이었다. 다산은 관료의 도덕적 정신무장을 끊임없이 주창했다. 선의 원천과 덕의 근원의 핵은 청렴이라고 했다. 권력자의 주변에는 가족, 친척, 여러 연고자들이 모여들 때면 공직이 본래의 목적과 달리 사적 목표로 악용되는 경우가 수 없이 존재함을 열거하기도 했다.

장흥군의 미래는 공직사회의 청렴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흥군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길, 그것은 바로 공직사회의 청렴도 확보에 있다. 장흥군의 공직사회가 모든 분야에서 비정상적인 부패관행을 정상화하고 청렴의 생활 문화를 정착하여 전국 청렴도 상위급 회복은 물론 장흥발전의 모멘텀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장흥의 미래는 공직사회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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