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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수양이 모든 가치의 출발
박주현  |  regensdor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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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3  1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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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사는 자식들이 명절을 맞아 시골고향 부모를 찾아간다. 온 가족이 즐거워하거나 반가워야 할 이 명절에 유독 힘들고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 음식 만들고 아이들이 어질러 놓은 집안을 정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남자들의 뒤치다꺼리 등 명절이면 집안의 제사 음식, 온 가족의 삼시세끼, 간식, 설거지며 청소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부들이 그 주인공이다. 집에서는 곧잘 아내를 도와 가사 일을 제법 하던 남편도 부모 댁에 오면 손 끝 하나 안 움직이고 모두 여자의 몫으로 넘긴다.

일 년에 서너 번 겪는 이 가사 노동은 아내로 하여금 시댁에 다녀오는 것이 시부모에 대한 진정한 공경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과 두려움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몸과 마음은 지치고 피로해지면서, 일시적인 우울증세로 깊은 고뇌의 시간에 시달리곤 한다.

가족의 개념과 구성이 핵가족으로 보편화되면서 부모와 떨어져 사는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이미 고향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 많이 퇴색된 것은 사실이다. 조상숭배사상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명절 때에 시골 고향부모가 도시에 사는 자식들에게 간다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아들 딸, 그리고 손자 소녀들의 대 가족 이동이 귀성객에 의한 교통마비로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고생을 덜어 준다는 배려심이라고 생각한다면, 억지로 이해를 해 보겠다. 그러나 연로하신 부모를 찾는 공경사상이나, 명절에 고향을 찾아 옛 조상을 숭배하는 제례의식을 편의에 따라 축소하거나, 변형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나 타협이 인정받는 다고해도 양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대인으로써, 특히 기독교인이면, 제사가 형식적이고 의식적이며, 다분히 미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 년에 많아야 추석, 설, 돌아가신 부모 기일정도의 3-4번 있는 일에서. 경쟁과 분주함에 시달리던 도시생활에서의 지친 마음과 육신이 시골에 내려와 연로한 부모와 함께 조상숭배의 시간을 갖는 것은 옛부터 내려오는 풍습을 지킨다는 강제적 의무에 앞서 넉넉한 평안을 찾는 기회로 삼으면 결코 그 가치를 비하만 해서는 안 되지 않나 싶다. 제사를 조상의 귀신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조상숭배의 한 예식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오히려 우리가 스스로 개선하고 새로운 의식을 갖춰야 할 것은 일상화 된 가사 분담을 직접 실천하는 생활습관이다. 바로 윗세대에 비해 근래에 와서 양성평등에 대한 의식 역시 많이 달라졌다. 결혼 할 때에도 남편의 요리 실력이나, 가사분담 정도가 자상한 남편, 좋은 남편을 결정짓는 척도가 된다는 말이 결혼을 중매하는 과정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이제 부엌이 여자의 공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부가 같은 조건으로 직장 업무를 보고 설 세러 시댁으로 가는 여성분들이 많다. 지금은 아내를 남편의 종속의 존재로 여겨지는 시대가 아니다.

또한 오랜만에 만난 조카나 손자들에게 묻는 질문도 깊이 생각을 한 후 물어봐야 할 것이다. 혼기를 놓친 조카나 손자, 손녀들에게 결혼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진다. 형제자매나 며느리를 비교하는 말의 경우, 자식교육이나 경제적인 면을 다른 가족 구성원과 비교하는 경우 등이 새로운 갈등과 위화감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은 물론 일부 어른까지 명절보다 핼러윈데이나 밸런타인데이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핵가족이 된 현대라고 하지만 고유의 명절이 이런 것에 밀려 즐거움이 되고 어울려야 되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우리의 명절 문화에 깊은 성찰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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