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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예술인
박주현  |  regensdor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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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9  1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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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한 연출자의 성폭력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의 이러한 비윤리적 행위는 어제 오늘에 있었던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극단의 단원이나 배우들에게 해온 상습적이고 관습적인 관행이었다는 그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야기에 분노를 금할 길 없다.

더군다나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의 어느 스튜디오에서 가진 기자회견도 사전에 사건의 진의를 왜곡하는 주장, 표정관리 등의 리허설을 했다고 하니, 그가 아무리 연극계 발전에 공로가 지대했다고 해도 두 번 세 번 이 사회를 속이려는 비겁하고 비양심적인 모습에 일말의 동정심마저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번의 사건은 연극계를 넘어 범 예술계에 큰 오점을 남기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성폭력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그가 속한 극단은 이 사건에 책임을 지고 해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극작가협회는 그를 회원에서 제명했고 한국연극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적 조치나 처벌을 했다고 해서 예술계나 문학세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성범죄 행위가 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힘이 강한 자나, 권력과 금력이 있는 자는 법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그들이 저지르고 있는 범법 행위가 법적 구속애서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 의구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현실이다.

이제 이 사건을 계기로 예술 문화와 문학세계에서 관행으로 이어져 오던 갑질 오만과 횡포에 과감한 반항운동이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반항이 복종이나 침체된 삶을 회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비리나 비행에 맞서 싸우는 것만으로 부정, 부패에 오염된 현실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도덕적 반열에 있는 연예인, 예술종사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저항운동은 필요하다고 본다.

예술을 일반적인 산업 형태나 구성체로 규정질 수는 없다. 예술이 갖는 속성과 예술가의 기질에 의해 생산되는 예술의 가치가 인간의 삶의 방향과 의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에 동의를 받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즉 예술도 우리 일상의 필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인품과 인격이 있듯이 예술에도 품격이 있다. 그 품격이 바로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예술인의 자질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예술인을 박물관에 수집된 회화와 오브제 같은 역사적 기개, 혹은 일반사람들로써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수준의 현실 재창조의 기준을 설정하는 천재적 소질과 협의의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예술인에게는 온전한 삶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인격형성의 오랜 전통의 이해력이 의무적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글과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말이 있다. 글을 읽고 쓰는 지력(知力)이 있는 자만이 예술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끼와 모방으로 예술의 반열에 들어서는 우리나라 예술계의 현실에 일침을 가하는 반성적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예술계는 예술의 원리나 원칙을 고수하려는 노력보다는 후원자의 취향이나 극히 이론적이며 토속적이고 폐쇄적인 고루하기 짝이 없는 학자적 소양에 물든 평론에 복종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술이 평범한 대중의 눈높이에 존재한다는 진리를 망각한 채 자신의 취향이나 소수의 콘크리트 동호회의 반응에 영합된 구시대적 절름발이 지역 문화 종사자들에 의해 그 낙후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나라 지역문화의 일면이다.

더 이상의 제2, 재3의 동종의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법적 제제에 앞서, 스스로 문화인으로써, 예술인으로써의 올바른 인격수양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
이번 한 유명 연극인의 몰락을 보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그의 범죄적 행위를 지탄하기 보다는 정치적 투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예술인, 연예인들에게 자신들의 공익적 스탠스의 판단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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