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理想)은 양심(良心)의 깊이와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지배적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이상이 삶의 수 많은 조건과 이유에서 평범이 배제되고 인간의 본성(本性)이 이상으로 주장되는 강제적 추종을 요구 받는다.

사실 이상과 삶, 현실과 이상의 대칭점이 바로 인간의 삶이 창조되고 소멸되어 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장흥생활 7개월 동안 눈속에 갇혀 숨겨졌던 장흥의 산과 들, 거리를 보았고, 눈 속을 헤쳐 나온 이름 모를 꽃들이 연출하는 화려한 색채로 물들여진 봄의 산과 들도 만났다.
이제 어느덧 태양이 내려쬐는 작열하는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면서 시간의 궤적을 읽어본다.  땅에서 뿜어내는 후끈거림이 매해 같은 길을 타고 오는 여름의 짖궂임이 익숙한 습관속에 새로움의 인식으로 피부 깊숙히 파고든다.
시간의 흐름에 낙오 된 방황속에 머뭇거리는 추억의 찌꺼기를 습관화된 나의 습작속에 끌어들이고 싶으나 마음에 일고 있는 투정과 야속함에서 발동하는 사고의 뒤틀림으로 나는 또 다른 허상의 버둥거림에 시달리고 있다.
머리는 메마르고 가슴은 텅 빈 가운데 생각의 추출을 독촉하는 감정과 시각(視覺)마저 취기에 얽혀 신문 한 귀퉁이를 메꾸려는 의무감이 빗장에 갇혀진다. 
언론의 리듬에 함께 춤을 추며 먹물 뿌린 자국들이 나의 좁은 시각을 채워주는 보람속에 감정이 마음대로 쏟아졌던 신문의 한 면을 다시 들추어 본다. 장흥이야기의 방향을 애써 번역한 사건조서 같은 딱딱한 글의 조합들과 세월의 길이를 강요하지 아니하여도 시간만의 짧은 길이에서도 눈이 닿지 않는 먼 곳을 끌어드릴 수 있었다.
소망을 가로막는 엄청난 불합리와, 구차한 변명들의 선명한 소생이 이제 새로운 길에 들어서는 나의 허리춤을 잡아 당기고 있다. 미안하고 죄송하고 머리숙여 자신을 짓 밟고 싶은 감정이 자꾸만 부풀어지고 있다..
그 뿐이랴 너무나 자주 접하는 억지와 위선은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된, 일탈의 현장, 당장 머리라도 쥐 박고 싶을 정도로 치밀어 오는 감정을 유발시키는 좁은 골목을 고속도로 달리 듯 뛰쳐 달아나는 짖궂은 자동차들,  분리수거을 외면한 거리 한 귀퉁이의 미관을 꾸겨버린 마구 버려진 쓰레기들, 우리 장흥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민낯이라고 말하면, 발끈하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지역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지 말자는 극히 감성적인 기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외면 해 왔다는 의무상실을 고백한다.

일반적으로 신문은 저널리즘 스탠더드를 지키기 위한 신문윤리강령이라는 자율적 규제를 제정해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신문은 타의 간섭과 규제가 아닌 스스로가 그 규범을 준수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그러나 자율적 윤리강령이 저널리즘 현장에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적용이  용인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런 면에서 윤리강령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신문마다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문윤리강령에 관한, 한 논문에서 신문의 자율적 규제 문제를 고찰하기 위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신문윤리강령과 독일언론평의회의 프레쎄코덱스를 중심으로 신문윤리 규범에 대하여 빌표한 내용은 한국의 윤리강령은 다분히 독일의 경우와는 달리 선언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내용상으로도 추상성을 띠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리강령은 신문에 대해 현실적으로 실효성을 갖는 제재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문마다 독립성을 갖추는 만큼 스스로가 효율적 규제기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다음주에는 우리 장흥의 최고, 최대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물축제가 시작된다. 올해로 12년이 되는 정말 장흥이 만들어 낸 자랑스러운 축제임에는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 하지 못할 것이다.
이 축제를 맞는 신문은 보도가 갖는 활력이 요구되는 범주내에서 물축제의 성과를 빠트림 없이 기록하고 전해야 하는 의무적 역랑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개선이 요구되거나 불합리한 문제 발생에 대해서는 가감 없이 지적하는 것도 신문의 윤리에 충실한 저널리즘의 자세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쪼록 신문이 인문학적 양심에 예속되어 냉정을 잃으면 신문은 하나의 습작지나 고발장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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