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일제강점에서 광복한 73주년이 된 광복절이고, 3년여에 걸친 미군정으로부터 벗어나 임정을 계승해 정부를 수립한지 70주년이 되는 국가적 경축일이다.

그러나 국민대다수는 광복절을 경축하기보다 우선 눈앞의 이해관계와 연일 이어지는 역대 급 폭염에 시달리느라 혹여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광복의 역사적의미를 잊지 않을까싶어 새삼 뼈아픈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오늘날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주지한대로 조선왕조 후기 고질적인 당파싸움과 세도정치 속에 개혁군주인 정조대왕의 서거로 국운이 쇠하면서 무능한 국왕들은 산업혁명에 따른 자본주의발달로 서구 열강들과 이에 편승한 주변국의 변화 등 국제정세의 흐름을 간파하지 못했다.
결국 조선은 외세의 각축전에 시달리다 뒤 늦게 대한제국을 수립하고 자주독립 국가를 선포하면서 쇄국정책을 강화했지만, 종국엔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단재 신채호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으며, 미국의 저명한 철학자요 시인인 조지 산타야나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라고 설파했듯이 역사는 살아 숨 쉬어야 되고,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우리의 운명과 연관되었던 세계사를 살펴보면 제1차 세계대전이 종반에 이른 1918년 1월 미국 윌슨대통령은 각각의 민족은 스스로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는 민족자결주의를 발표했다.
당시 독립을 갈망하던 선열들은 이에 힘입어 1919년 1월 제1차세계대전승전국들 회의인 파리강화회담에 애국지사들을 파견하면서 3.1운동을 시작으로 4월 1일 임시정부수립을 선포하고 광복군을 조직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기울어 갈 무렵인 1943년 12월 카이로 회담에선 미국 영국 중국의 정상들이 ‘조선민중의 노예상태에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조선이 자유로워지고 독립하게 될 것을 결의 한다’ 고 의결하게 된 배경에는 임시정부의 외교적인 역할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선열들은 일본이 원폭투하로 항복을 선언하기 오래전부터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 불비한 여건에도 외교역량을 발휘했기에 독립은 물론 미군정으로부터 벗어나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것이며, 이러한 엄연한 역사가 있기에 제헌헌법부터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부라고 명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 빌붙어 주구노릇을 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와 그들을 승계한 보수정권은 임시정부의 역할과 법통을 무시하고 남한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했던 김구선생 등 대다수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을 평가절하하면서 한반도 남쪽에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밀어붙이려 했다.

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를 비롯한 한국근현대사학회 등 150여 단체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 이라고 반발했지만, 박근혜정부는 2016년 광복절기념식에서 ‘건국 68주년’을 언급하면서 국정교과서의 도입으로 역사를 왜곡하려다 종국엔 촛불시민혁명에 의해 국정을 농단한 보수정권은 무너졌다.

우리국민은 위기능력에 강했으며, 정의롭고 위대했다. 4.19가 그랬고, 5·18과 6.10항쟁이 그랬으며, 세계인이 경탄한 촛불시민혁명으로 이제는 세계만방에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자긍심을 가져도 아무런 손색이 없는 국가가 되지 않았는가.

이젠 광복이후 하나의 정부를 수립하지 못했던 뼈아픈 역사를 되찾기 위해서 먼저 외교력을 발휘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고, 진정한 광복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저해하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한반도의 극우세력, 그밖에 한반도의 분단과 불안을 이익의 근거로 삼는 세력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원치 않고 있음을 직시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국민역량이나 국력은 임정요인들이 펼쳤던 열악한 여건의 외교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장되었으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기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오는 광복절엔 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새로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지를 세계만방에 펼쳐 보이기 위해서도 국민 모두는 최소한의 행동으로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전국방방곡곡에 태극기물결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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