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는 조선조의 기록이지만 우리 민족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찬란한 문화 유산이다. 흔히 왕조의 역사는 전제봉건의 체제라고 하는데도 이 두 기록을 읽어 보면 조선의 국왕들은 언로와 비판과 견제에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오히려 무수한 제약과 견제를 받아야 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대의 모든 사안들이 사실대로 기록되어 역사의 공과를 판단 할 수 있는 자료가 되고 있다. 국왕을 중심으로 하는 공직의 운영 사안들을 꼼꼼하게 기록 편찬한 사실(史實)은 이 시대에서도 귀감이 되는 기록 문화의 금자탑이다. 위의 사료를 기록 보관하는 과정은 참으로 공정했으며 국왕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사초(史草)를 열람 할 수 없었다.

한 시대에서 역사에 기록되는 공적은 대체적으로 국왕 혹은 지도자의 몫으로 알려지고 배워오고 있지만 실록과 일기를 통하여 실제적으로 공적에 기여한 많은 인물들의 행적을 알수가 있다.  사실의 기록은  역사에서의 주역이 누구였으며 어떤 공로가 있었는지를 밝히고 있어서 오늘의 시대에서도 교훈이 되는 것이다.

조선의 역사는 잦은 외세의 침탈과 당쟁으로 얼룩져 시대마다 아쉬운 것 같이 보이지만 그 왕조의 역사가 500년을 이어온 저력은 역사의 기록을 통해서 중심을 잃지 않은 때문일수도 있다.

이 기록의 문화를 우리의 군정에 도입하여 공과 과를 구분하고 소신과 책임의 결과를 평가 할 수 있다면 보다 능률적이고 긍정적인  행정이 구현되지 않을까.
이른바 정책실명제의 도입이다.
장흥군은 대내외적으로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 정책과 사업들이 있다.
대내외적으로 장흥군의 상징성이 되는 성공적인 정책과 사업들은 지금도 장흥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과 사업들은 누가 제안 기획하였으며 그 추진의  주요 내용은  어느 부서의 담당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 혹은 인사 발령으로 담당자가 바뀌고 인수인계 이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하여 그 정책과 사업이 완료 되었을때 군민과 군정에 기여되는 유무형의 경제 수치는 어떠한가. 이러한 내용을 사업별로 체계적으로 기록한다면 사업 추진의 기승전결을  점검할 수 있고  보다 능률적인 방향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사업 담당자가 자신의 이름이 기명되어 보관된다는 의식을 갖고 보다 명료한 소신과 자긍심으로 사업 추진에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장흥군의 성공적인 정책은 대체적으로 단체장의 공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단체장의 방향 제시와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하였겠지만 실무의 현장에서 헌신한 담당자의 공로가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게 된다면 이 또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 정책실명제의 활용은 군정의 주요 시책에 국한하여 시행할 수도 있다.

정책실명제와 병행하여 장흥의 연표를 기록하였으면 한다.
군청의 누리집을 보면 단체장의 일정 중심으로 관내 주요 행사를 읽을 수 있다.
이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 조사 하여 관내의 주요 행사와 민간 단체의 활동, 대내외적인 주요 사안, 사회 문화 복지의 주요 사안들, 인물의 동정, 자연의 변화까지를 날짜별로 기록하여 남기면 장흥의 역사를 언제든지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 교훈이 되고 성찰이 되고 창조와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사마천이 치욕을 감내하면서‘사기’를  기록하여 역사의 보물이 되었고 동서 고금의 큰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실을 직시하여 우리의 행정에도 기록의 문화를 도입하였으면 하는 제안이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