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21일 1박2일 장흥문화원(원장 이금호) 주관으로 30여명의 문화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난중일기에 입각한 이순신 조선수군재건로 현장답사와 함께 ‘임진왜란 시기 장흥의 역할’이란 주제로 전남대 문화유산연구원 이수경 선임연구원의 강의가 열렸다.

조선수군재건로 답사는 임진년 이후 또다시 일본군이 조선을 침략한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 이순신 장군이 군사와 무기, 군량과 전선을 확보하고 전열을 정비하며 머물고 이동했던 경로를 따라 진행되었다. 답사는 구례현의 석주관성과 출정공원, 보성군의 조양창과 열선루, 그리고 장흥부의 군영구미와 회령포진으로 이어졌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구례와 곡성을 거치면서 군사를 충원하고 순천에 들러 다량의 무기를 확보한다. 또한 보성 조양창 등지에서는 군량을 확보하고 장흥 회령포진에서는 13척의 판옥선을 개조, 수리하여 마침내 진도와 해남의 명량으로 출전한다.

한편 이순신 장군은 회령포진에서 그곳에 모인 군관과 군사들에게 선조에게서 받은 삼도수군통제사 임명교지를 공개하고 함께 북쪽을 향해 숙배(肅拜-임금에게 공손히 절하는 의식)를 거행한다. 사실상 삼도수군통제사 취임식을 한 것이다.

20일 오후 안양 수문에서 열린 강의에서 이수경 선임연구원은 『정유일기』에 따라 이순신 장군의 행로를 이야기 하면서 지금 장흥에서 연구해야할 과제를 제시했다. 이수경 선임연구원은 “정유재란 당시 회령포에 배 10여척을 몰고 나타나 이순신 장군을 맞이한 마하수 등 의병장으로 참전한 장흥인들에 대한 연구와 기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당시 장흥에서는 마하수뿐만 아니라 정경달, 백진남, 문영개, 정명열, 변홍원 등 수 많은 의병장들이 이순신 장군과 싸운 기록이 남아있다. 이수경 선임연구원은 이들 인물에 대한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보다 면밀한 조사와 기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문화가족들은 ‘2018 회령포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회진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영화 ‘명량’을 보았다. 영화 속에서 아들 이회는 왜 싸우시냐고 물으며 이순신 장군에게 가망 없는 전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쫓아야 하고, 그 충은..... 백성에게 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고 말하며 왜적과 싸우는 이유를 말한다. 이순신 장군의 민본사상을 함축한 말이었다. 문화가족들은 회진 회령포 문화축제를 관람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쏟아내었다.

“해남, 진도에서 열리는 명량대첩제 등 전국에 이순신 장군을 내세우는 축제가 10여 곳이 넘는다. 장흥만의 역사성을 드러내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군사와 함께 이순신 장군이 회령포진에서 수군통제사 취임식을 여는 주제로 지역민이 배우로 참여하는 연극을 만들어서 공연하면 좋겠다.”
 “이순신 장군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마하수, 정경달 등 장흥 의병장들, 그리고 정유재란 당시 회령포진에 모였던 인근 보성과 고흥, 강진과 영암 의병장들도 함께 호명하고 기리는 축제로 확대하면 좋겠다.”
“의향 장흥의 역사정체성을 형상화하는 축제로 차근차근 방향을 잡아가면 좋겠다. 회진은 장흥동학농민혁명 당시 가장 많은 농민군이 참여한 지역이다. 덕도는 이후 동학의 후손들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활발하게 펼쳤던 지역이다. 김재계 선생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한 한승원의 대하소설 『동학제』도 회진이 주요한 문학현장이다. 이러한 것들을 형상화하고 함께 표현하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