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시인 김선우는 1970년 강원도 강릉 출생.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 하였다.
현대문학상, 천상병 시상을 수상 하였다. 사람과 부대끼며 사는 세상에서 상대의 “꽃줄기”를 의식하며 사는 것은 아름답지 않을까.
누군가의 세상사를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보듬어 올리는 우리들의 세상이 그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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