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류시화 시인의 본명은 안재찬이며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했다.
시인의 작품들은 명상을 추구하며 인간의 내면을 다독이는 면을 보이고 있다.
새와 나무가 공존하는 상생의 현상을 바라는 이 시의 행간처럼 우리가 함께 사는 이 사회적 공간이 ‘더불어 살기’가 일상화 되었으면 하는 마음가짐으로 공유 하였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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