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뜨거운 여름, 어김없이 장흥읍 탐진강에서 ‘정남진물축제’가 열리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장흥댐 물로 더위를 식힐 것이다. 그들 가운데에는 고향마을을 장흥댐에 내주고 쓸쓸하게 타지를 떠돌다 돌아온 유치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그 가난하지만 다정했던 유치면 여러 마을이 수장된 후 ‘정남진물축제’가 가능했음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기억을 아프게 재현하는 자리에 마동욱 작가가 있다.

마 작가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사진전은 탐진강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탐진강의 아픔을 말하고 싶었다”며 “수몰지역 사람들 이야기와 물속에 잠긴 마을과 강의 변화, 그리고 물축제를 열수 있게 한 강 이야기” 를 중심으로 50점의 사진을 선별했다고 밝히고 있다. 2~30여년 세월, 지금은 물에 잠긴 유치면 단산리, 저 사진 속에 나오는 아이는 지금 어른이 되어 어디에 살고 있을까.

마동욱 작가는 장흥에서도 가장 바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드론’이란 신무기를 가지고 장흥뿐 아니라 영암, 강진을 종횡무진 다니더니, <하늘에서 담은 장흥> <하늘에서 담은 영암> <하늘에서 담은 강진>을 펴낸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물 가운데 ‘1997년 11월 장흥군 유치면 송정리’라는 작품이 눈에 밟힌다. 멀리 영암 금정으로 넘어가는 길이 길게 이어지고 유치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1997년에는 분명 드론은 아직 나오기 전 일터, 그럼 이 높은 카메라의 시선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높은 산 위로 올라가 찍은 것일까. 아님 헬기를 얻어 타고 찍은 것일까.
작가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려주겠지만 궁금한 것이다. 그러니 전시장을 찾아 옛 사진과 새 사진이 빚어내는 어떤 긴장도 느끼고, 궁금한 점 마동욱 작가에게 직접 질문하시기 바란다.

이번 ‘탐진강이 흐른다’ 마동욱사진전은 지역의 젊은 문화예술활동가들과 작가들이 올 2월에 창립한 (사)장흥문화공작소의 초대전으로 열린다. (사)장흥문화공작소(이사장 이웅기)는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예술활동과 지역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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