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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그대로인데 머리털만이 저리 희어졌다네장희구 박사(226회)/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
관리자  |  ch2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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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4  07: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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賞蓮(상연)/곽예
세 번이나 연꽃 보러 삼지를 찾아오니
푸른 잎에 붉은 꽃은 그 때와 다름없고
옥당의 예전 마음인데 머리털만 희어졌네.
賞蓮三度到三池    翠蓋紅粧似舊時
상련삼도도삼지    취개홍장사구시
唯有看花玉堂客    風情不減빈如絲
유유간화옥당객    풍정불감빈여사

   
 

연은 불심이 왕성하게 베인 꽃으로 알려진다. 부처님 오신 날인 음력 4월 초파일이 되면 각 사찰에 연등을 다는 뜻이 여기에 있다. 연은 연잎이나 연대 그리고 연뿌리는 식용 내지는 약용으로 널리 쓰인다. 연뿌리는 시궁창 물에서 뿌리를 깊이 내려 그 고운 연잎을 피어 오르게 하더니 고운 자태의 연꽃을 피운다. 그 자태가 곱디 고와 다만 꽃을 바라보는 옥당의 손님만이 마음은 그대로인데 머리털만이 저리 희어졌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머리털만이 저리 희어졌다네(賞蓮)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선갑(先甲) 곽예(郭預:1232∼1286)로 고려 후기의 문신이다. 1263년(원종 4) 왜구가 웅신현 물도에 침입해 공선을 약탈하고 사람들을 잡아가자, 크게 분개했다. 이어 첨사부녹사로서 홍저와 함께 화친첩을 가지고 일본에 가서 도둑질을 금할 것과 포로들의 송환을 청했다 한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세 번이나 연꽃 보려고 삼지를 찾아왔더니만 / 푸른 잎 붉은 꽃은 그 때와 다름이 없었네 // 다만 꽃을 바라보는 옥당의 손님만이 / 마음은 그대로인데 머리털만이 저리 희어졌다네]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연꽃을 구경하면서]로 번역된다. 덧없는 세월을 탓하며 무심하다고들 한다. 이 시도 이런 점을 꼬집어 시적인 영상을 담아 시상으로 부각하려고 했던 점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시인 자신도 연꽃을 무척이나 좋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한원翰院에 있을 때에 비가 오면 맨발로 우산을 쓰고 홀로 용화지龍化池에 가서 연꽃을 감상했다고 하는데, 후대 사람들은 그를 연꽃 광이라고 했단다.
시인은 연꽃을 보기 위해 세 번이나 이 곳을 찾았다면 내리 3년을 찾았다는 이야기겠다. 세 번이나 연꽃을 보러 삼지를 찾아와 보았더니, 처음이나 지금이나 연꽃의 푸른 잎과 붉은 꽃은 그 때와 다름없었다고 했다. 선경의 시상은 연꽃을 볼 때마다 그 모양은 전혀 변함이 없었음을 내비치고 있다. 자연은 그대로인 점을 부각해 보인다.
화자는 무정한 세월 앞에 인생무상을 그대로 내비치려고 했다. 연꽃은 처음이나 이제나 그대로인데 다만 꽃을 바라보는 옥당의 손님만이 바람의 정(=멋진 흥취)은 그대로인데 머리털이 희어져 변했을 뿐이라고 했다. 곧 자연은 그대로 인데 사람만이 늙었다는 시상이겠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세 번이나 삼지 찾아 푸른 잎에 붉은 꽃은, 옥당에 든 손님만이 머리털이 희어졌네’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한자와 어구】
賞蓮: 연꽃을 감상하다. 三度: 세 번. 到: 도달하다. 三池: 삼지. 연못 이름. 翠蓋:푸른 잎. 紅粧: 붉은 잎. 似舊時: 엣날과 같다. // 唯: 오직. 다만. 有: 있다. 看花: 꽃을 보다. 玉堂客: 옥당의 손님. 風情: 바람의 정. 곧 ‘멋진 흥취’임. 不減: 줄지 않음. ?如絲: 귀밑머리가 실같이 희어졌네. 곧 머리털이 희어짐./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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