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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 를 찾아 떠나는 치유 여행(47)심리 상담사/박일경의 마음 이야기/공허감과 중독
관리자  |  ch2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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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8  10: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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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강아지를 좋아 하시나요? 아니면 고양이를 좋아 하시나요? 요즘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독자 분들 중에도 반려 견 한 두 마리 쯤 키우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언젠가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의 큰 딸 아이가 보내준 동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동영상의 주인공은 애완견 샵에서 주인이 오기를 기다리는 강아지였구요. 이윽고 주인이 나타나자 깡충깡충 즐거워 철창을 넘을듯 높이뛰기를 하는 것은 물론, 흥에 겨운 나머지 엉덩이 춤까지 추어대는 것을 보고 한 참을 웃고 또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낱 말 못하는 동물도 저렇게 주인을 기다리는구나..저렇게 분명한 감정이 있구나..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과 함께 말이죠. 그 후로부터 애견 샵 근처를 지날 때면 저도 모르게,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주인이 찾으러 온 장면을 우연히 보게라도 될라치면, 강아지들은 한결같이 엄마를 맞은 아기들처럼 너무 좋아서, 또 한 편으로는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이제야 왔느냐는 투정이라도 하듯 낑낑대며 주인을 반기고, 갇혀 있던 보호 철책 안에서 꺼내는 시간조차 채 기다리지 못하고 바둥대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동물들이 이 정도이니,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 종일반에 맡겨진 아이들은 어떨까요? 너무나 새삼스러워서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질문입니다. 오래 전 어느 도시에 살 던 어느 날, 볼 일이 늦어 밤늦게 귀가할 때가 있었습니다. 마침 길가에 있던 한 어린이 집 앞에 부모의 것인 듯 보이는 차가 세워져 있고, 그 때까지 부모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를, 어린이 집 교사가 인계하고 있더군요..어른들은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고 있었지만, 저는 마음 한켠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어 이 시간까지 아이를 맡겨야만 하는 것일까..남의 집 사정을 알리는 없었지만, 그 분들의 그 사정이, 그리고 그 사정에 따라 밤늦은 시각까지 아이를, 다른 아이들 다 돌아가고 난 쓸쓸한 어린이 집에 홀로 있도록 맡겼던 지금의 그 댓가를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치루게 될 것을 알기 때문 이었습니다. 아마 가장 괴롭게 치룰 존재는 아이 본인일 겁니다. 어쩌면 부모는 왜 아이가 삶속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지 도무지 모를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서 아이는 더더욱 외롭게 고립되겠죠..우울증, 무기력, 불안, 자신감과 정신 에너지의 고갈, 이런 것들과 함께 말입니다. 아이의 비정상적인 모습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것인 데도 말입니다.
 어쩌면 바쁘고 복잡한 현대를 사는 많은 엄마들은 아이의 고달픈 외침을 듣지 못할 만큼 공감능력이 부족한 부모들일지도 모릅니다.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옛날대로, 먹을 것은 풍족해 졌으나 더 많은 성공을 쫒아 더 바쁘게 달려야 하는 요즈음엔 요즈음대로, 아이와 부모는 함께 친밀감을 만들어 나가는, 그런 시간을 공유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참 아프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인간은 그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서 깨닫는 존재가 아닐까요...어느 나라에서 원숭이와 아이를 같이 키우는 실험 아닌 실험이 있었답니다. 원숭이와 너무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아기는 시간이 지나자 원숭이의 말을 따라하고 있더라나요..얼마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면 그랬을까요? 세상의 아기들은 얼마나, 얼마나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얼마나,얼마나 엄마와 소통하고 싶을까요. 얼마나 하루 종일, 엄마와 함께 지내며 매 순간의 일들을 종알종알 말하고 싶을까요.. 이 때 엄마가 아기를 상대해 주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요? 아기는 엄청난 거절을 경험하는 겁니다. 아기 때 반복적으로 경험한 처참한 거절감과 외로움은 공허감이 되어 성인이 되었을 때의 불안과 우울을 생성하지요. 이유를 알 수 없는 텅 빈 공허감, 외적인 아무 이유가 없는데 음습한 무엇처럼 찾아드는 공허감을 잊고 채우려, 사람들은 술,담배,게임,도박,쇼핑..심지어는 마약 중독에 까지 빠져들게 되는 거랍니다. 방치된 아기는 학대받은 아기보다 더 무서운 고통을 경험한다는 걸, 어른들은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학대보다 무서운 ‘방치’를 멈추는 부모가 되어 주기를, 덜 중요한 것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엄마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이미 자녀들이 장성한 뒤라면 그들에게 진정성을 담아 사과하는 용기와 책임감있는 부모들이 많아지기를, 가만히 손모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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