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이 공간시 낭독회가 주관하는 제5회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칠거리’ 외 2편의 시다.

공간시낭독회는 구상, 성찬경, 박희진 시인 등에 의해 1974년에 결성되어 500회 가까이 낭독회를 열어온 단체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최장수 낭독회로 유명하다.
공간시낭독회는 선정기에서 이대흠을 수상자로 결정한 이유로, “고향에 살면서 그의 눈에 비친 삶의 모습들을 토속적인 언어 감각으로 한 편씩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투리를 적절히 사용해 가면서 앞뒤 정황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해 주는 재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통해 작품의 구조를 완성해 나가는 솜씨가 일품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대흠 시인의 시는, “소박한 심상을 그린 듯하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맛이 증폭되어 안겨들게 한다.
그의 시의 역할이 고향의 풍속도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음이다. 따라서 독자는 그의 작품으로 말미암아 그가 바라본 시각을 따라가게 되고, 그 정황에 끼어들어 토속적 흥감에 젖게도 된다.”고 했다.

이대흠 시인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고, 현재도 장흥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장흥을 비롯한 남도의 정서를 탁월하게 형상화 했다는 문단 안팎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등단작인 ‘제암산을 본다’부터 최근작이랄 수 있는 ‘천관’ 및 연작시인 ‘탐진시편’ 등을 통해 장흥을 문학적 성소로 일구었다는 평가다.
오래도록 고향의 서정을 일구어온 이대흠 시인의 노고에 대한 보답은 잇따른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대흠 시인은 금년에만도 ‘천관’ 외 2편의 시로 ‘불교문예작품상’을 수상하였고, 시집 ‘북천에서 온 사람’으로 ‘제1회 조태일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이대흠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게 되어 기쁘지만,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제 고향인 탐진강, 장흥, 천관산, 칠거리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의미 있게 읽어주신 점이 고마울 뿐입니다.”라고 밝혔다.
제5회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시상식은 2019년 12월 5일(목) 오후 6시,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1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5회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수상작 「칠거리」 전문
섬사람들은 낙지발처럼 끈적거리는 길이라 했고 산골 사람들은 고구마뿌랭이 같은 데라 했다 한번 발 딛으면 쉽게 빠져 나갈 수 없고 더 들어가면 건질 게 하도 많아 아조 앉은뱅이가 된다는 곳//간다간다 강진장/마라마라 마량장/치라치라 칠량장/대다대다 대덕장/펴자마자 장평장/버성버성 보성장/도라도라 도암장//다 돌아다닌 장똘뱅이가 장에 왔다가 벚꽃 향기에 취했는지 치마에 파묻혀 닷새를 자고서야 다시 장을 보았다는/장흥 장터의 이마빡 같은 곳//고쌈하는 날이면 아이들은 용꼬리의 끄트머리 새끼줄 하나 달랑 쥐고서 이겨보겠다고 목숨을 걸었다 장동 장평 관산 대덕 용산 유치에 강진 영암 보성 화순의 모든 길이 모여드는 곳//대처로 나가는 외길도 거기였다//빨치산의 아내에서 경찰 각시가 되었던 여자가 사십 년 서방이 죽자 꼭 일곱 말 닷 되의 눈물을 빼고 가더란다 신청 퇴물 소리꾼 여자가 서른 해 국밥집을 하고서야 소리가 터졌다는 곳도 칠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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