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옥 시인의 두 번째 ‘동백꽃 박음질’이 시와 에세이에서 10월15일 출간되었다. 백혜옥 시인의 시는 ‘미(美)의 세계’다. 특히 시각적 이미지가 뛰어난 상징적인 공간을 창조하는데 능하다. 그녀의 시는 대개 짧다. 아마 캔버스 하나에 모든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는 오랫동안의 작업에서 비롯된 습성이 아닌가 한다. 축약이 기본인 것이다. 그 시의 캔버스에 툭툭 던져져 배치된 시각적 이미지들로 신비로운 배경을 창조하고, 그 위에 마치 과거에 꾼 꿈속에서 본 듯한 아련한 느낌이 되살아나게 하는 몇 마디의 단어로 마무리 짓는 것이 그녀의 창작 방법이다.

백혜옥의 시는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범위를 넘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읽는 내내, 우리는 강한 욕망이 표출된 현장에 휩쓸리게 된다. 그것은 기억이 가진 속성 때문이다. 기억은 단순한 신체적 현상이 아닌 가장 강한 욕망의 형태이며, 백혜옥의 시 속에서 나타나는 평범한 일상은 사실 이 기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백혜옥의 시는 기억에 관한 시라 말할 수 있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최상의 기쁨과 최악의 실패를 늘 준비해야 하는 일이다. 그걸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손톱의 아픔을 참으며 “마늘 까는 일”이며, “아려가며 살아가는 일”이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그림 작업만이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때문에 긴장과 불안을 피해갈 수 없음이 아마 시인의 숙명이리라고 추측해본다.
백혜옥 시인은 1963년 전남 장흥 용산 출생이며, 충남대학교에서 서양화 전공,  한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2010년 ‘시와 정신’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 시작하여 2016년 대전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금 선정, 시집으로 ‘노을의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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