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마을이 공동화 되어 가고 있다. 장흥의 마을이 죽어 가고 있다. 엄연한 현실이다.
이 절박한 현상은 장흥만의 사례는 아니다. 인구 절벽의 시대 농어촌의 마을들이 적막하고 을씨년스럽게 낙후되어 가고 있는 현실은 오늘의 한국사회가 당면한 최대의 위기이다.
통계 자료들은 2030년부터는 고령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출산율은 정체되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소멸될 가능성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접근은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더디고 뾰쪽한 묘수는 없어 보인다. 농촌 마을을 살리기 위한 수없이 많은 정책이 적용되고 자 타칭 전문가와 그룹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적잖은 재원이 투입 되었지만 성공적인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 하다.  마을은 이 사회 공동체의  근간이며 가장 절실하게 부대끼고 안아가야 하는 삶의 현장이다. 그 현장이 살아 움직이고 대내외적으로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사람이 불어 나고 안팎을 개발 하여 “마을”이 존속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적인 흐름은 농어촌의 많은 마을들이 사람은 줄어들고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공동화 되어 가는 현상이 가속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마을을 살리는 일은 우리 장흥군의 존재성을 확립하는 최대의 현안일 것이다.
우리의 마을들은 비록 쇠퇴해 가고 있지만 원초적 자원의 보물 창고이다. 근대화의 물결과 마을 계발 사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러한 과정에서도 이 땅의 마을들은 농경문화의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다. 고령화의 주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그 행간에는 상부상조의 덕목이 면면히 내재 되어 있다. 관습은 아직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경관과 서정은 아름다움을 고수하고 있으며 인정은 근원을 간직하고 있다. 어찌 보면 마을들은 작은 규모의 박물관 같은 정체성을 가녀리게나마 고수 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 속에는 인문과 인륜의  고유성을 상실하지 않고 있어서 ‘고향’의 이미지를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간의 이야기가 정다웁게 담론화 되고 ‘이웃’의 존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팎으로 느끼는 곳이다.
우리의 마을들은 아직도 전통문화와 인문학의 명맥이 있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삶의 현장인 것이다. 장흥 군민의 근간이며  삶의 터전인 마을이 살아야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혹은 돌아 와서 정주 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필자는 그 마을의 주민으로 살아 가면서 소규모의 마을 살리기 사업을 진행해 보았다. 전문적인 식견은 없었지만 외부 전문가 집단과  행정의 지원을 받으면서 진행해온 “마을 살리기” 사업에서 느끼고 착안한 사안들이 있었다.
그 첫째는 “마을의 개성을 고수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자”라는 것이었다.
한 마을이 무엇인가 특징이 있고 주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 살아 보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마을이 가지고 있는 경관과 개발 가능한 산업을 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을 창출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마을 사업을 주도할만한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의 방안에 대한 각론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 각론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은 이 칼럼에서 일일이 거론 할 수는 없다. 이 부분들은 전문가 그룹과 행정의 지원을 받아 마을 단위에서 마을의 특성과 부합된 각론을 검토하고 만들어 내어 현장에 도입 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강조 하고 싶은 것은 세 번째 항목인 ‘사람(지도자)’의 양성이다.
우리 장흥의 마을들 중에서 생산성이 높은 어촌과 특산품 지역을 제외 하고는 청년층의 거주 비례는 지극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어떤 마을에는 50~60대의 주민 구성도 거의 없고 70대 이상이 90%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마을에서 활동력을 기대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삶의 현장을 손 놓고 볼 수는 없다. 비록 노령층이라 할지라도 그 현실을 극복할 ‘사람’의 양성이 가장 큰 관건이다.
어떤 일이든 생각하여 계획하고 추진 하며 더불어 만들어 가는  것은 사람이다.
마을마다 변화와 도전과 창조를 원하는 염원은 간절 하지만 이를 책임지고 실천해 나갈 역량과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드믈다, 한 마을에 40대,50대. 60대 연령의 활동성 있고 기본적인 식견을 지닌 지도자급 주민이 4-5인만 있어도 그 마을을 변화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진행이 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마을이 살아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이런 마을이라면 살아 보고 싶다는 요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노후화 되어 있고 정체성은 머물러 있고 골목은 적요 하고 빈 집들이 늘어 나는 우리의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 마을들을 변화 하고 창조 하는 ‘사람들’의 활동과 사람을 양성하는 행정 교육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장흥군의 마을 마을이 살아나고 살만한  여건이 성숙 된다고 여겨 지면 드디어는 장흥군이 살아나지 않겠는가.  마을 공화국이야 말로 사회의 근간을 지탱 하는 최소한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우리의 마을들을 살려 내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교육과  행정 지원과 대외적인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는  사업들이 우선 되었으면 하는 제언을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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