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총선에 나선 각오가 궁금하다.
▶전라남도는 87년 개헌 이후 그동안 단 한 번도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 배출된 적이 없는 그야말로 정치적 ‘남(男)도’ 지역이다. 심지어 그 이전에도 여성 국회의원이라곤 전라남도 전체에 제8~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윤덕 前 의원이 유일하다. 이렇게 전라남도의 민의를 전할 국회의원을 오로지 남성만으로 선출해온 결과는 실로 참담하다. 2012년 7월 출범한 세종시의 인구 집계가 시작된 2012년과 비교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까지 전국 인구가 90만 명 증가한 사이 전남의 인구는 무려 4만 명이나 감소했다. 또 2012년 전국 합계출산율이 1.297명에서 0.977명으로 0.320명 하락한 사이,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 전남의 합계출산율은 1.642명에서 1.240명으로 전국 최대인 0.402명이나 곤두박질쳤다.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다음 세대가 등장하지 않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지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면에 전라남도 유일의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은 그저 개인의 목표가 아닌 전라남도 전체의 생사가 걸린 문제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핀란드에서는 34세의 세계 최연소 여성 총리가 탄생해 화제가 된 바 있고,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리더십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은 2020년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가 여성이라는 점이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100년 넘게 남성 지도자, 남성이 과반인 내각을 구성해왔으면서 이번에 새로 선출된 핀란드 여성 총리가 19명의 장관 중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하자 ‘여초 내각(여성이 더 많은 내각)’이라며 해외토픽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다르지 않게 우리 전남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선거구에서 이뤄지는 여론조사도 온통 남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온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농업과 어업이 산업의 주요 근간을 차지하고 있는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의 미래는 이제 더 이상 틀에 박힌 사고에 갇힌 남성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술을 농어촌 현장에 접목해, 1, 2, 3차 산업을 복합한 6차 산업의 장을 열되,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출사표를 낸 다른 후보들의 공약 면면을 살펴봐도 김수정의 생각과는 그 차이가 명확하게 다르다.

● 최근 <2020 남도정치 미래전략>이란 저서를 내고 다양한 정책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수정 예비후보는 어떤 사람이고, 전남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에 대한 김수정 예비후보의 공약은 다른 후보와 어떠한 차별성을 갖고 있는가?
▶<2020 남도정치 미래전략>은 먼저 김수정이라는 인물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지역을 위해 어떤 미래전략을 갖고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소상히 전하기 위해 집필한 책이다.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에 터를 잡고 15년 동안 배추 농사를 지으며 고향 사랑을 이어 오는 과정에서, 농촌의 현실을 이해하고 농촌의 산적한 문제들을 차츰 알게 되었다. 2006년에는 삼산마을 숙원사업이었던 마을회관 건립추진위원장이 되어 건립을 성사시켰고, 마을의 도로정비사업이며 가로등, 상수도 정비사업 등 여러 현안 사업을 해결해왔다. 손에 흙 한 번 묻혀 보지 않고 말로만 읊조리는 정치인들과 달리 땀 흘려 농사짓고, 몸으로 직접 체감하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지역발전 사업에 참여하면서 누구도 무시 못 할 큰 성과까지 거둔 것이다.

▶농촌의 생활은 쉽지만 않다. 서로 간의 이해와 힘을 모아야 하고 더 많은 농가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잦은 회의와 모임을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마을의 살림을 책임지는 마을의 봉사자이며 활동가, 이장님들의 헌신을 보고 깨달은 바가 크다. 농촌의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농촌의 철학을 가슴에 품은 ‘도시농부’로서, 누구보다 뜨겁게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곳곳을 누벼 왔다.

▶현재 우리 전남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말 그대로 ‘탁상공론’이 대부분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전라남도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전된 기술을 농업과 어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스마트 농장, 스마트 양식, 더 나아가 스마트 시티를 목표로 가치를 재정비해야 한다. 그러나 이 지역 산업의 근간인 농어촌 관련 상임위를 책임진 인사도 앞서 언급한 인구감소를 막아내지 못했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현실과 동떨어진 치유농업을 내세우는 인사가 있는가 하면, 정부 예산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음에도 그간 지역을 위한 무엇을 기여했는지 알 수 없는 인사까지 즐비하다.

▶이곳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선거구 지역민들은 각 지역명의 앞글자를 따 ‘강한 장보고’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그만큼 굳건한 기세를 믿고 강력한 성장 가능성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그 응어리를 풀어줄 정치인이 필요하다. 여성의 섬세한 관점으로 조망하고 여성의 포용적 힘으로 아우르는 힐링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책상머리에서 입으로만 하는 정치가 아닌 직접 발로 뛰어 찾아가는 정치를 통해, 수정이란 이름처럼 반짝이며 빛나는 미래, ‘강한 장보고’의 꿈을 실현시킬 것이다.

● 지역 정가에 새로운 얼굴이지만 정치적 경륜은 상당히 깊다고 들었다. 어떤 경력들을 쌓아 왔는가?
▶부친이 제13대 국회에서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내신 故 김주호 의원이시다. 건설업에 종사하다 국회에 등원해 건설분과위원으로 일하신 아버지께서는 보성 예제터널 개통에 큰 기여를 하신 바 있어, 아직도 이를 기억하는 지역민들은 예제터널을 지날 때마다 아버지 이름을 언급하신다. 그런 아버지께 기회를 주신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와의 인연으로 여사님께서 살아생전 애정을 품고 운영해오신 사회단체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에 오랜 시간 참여해 불우어린이들을 위한 바자활동, 북한 동포돕기장학사업 등을 이어 왔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여성의 정치참여가 크게 확대되리란 확신을 얻어 준비된 인물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학업에 정진,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고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故 김근태 의장님과 인재근 여사님이 운영하신 한반도재단에서 여성위원으로 적극 활동했으며, 제18대 총선부터 시작해 이어진 모든 선거의 최전선에서 조직분과, 여성분과, 문화예술분과를 도맡으며 활약해왔다.
2012년 대선 땐 본인이 출연한 광주 노무현재단 사무실에 문재인 후보가 자주 방문하기도 했으며, 이를 인연으로 대통령께서 당시 당 대표로 재임 중이실 때 중앙당 부대변인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더불어 2013년 하반기부터 1년간 당내 여성리더십센터 운영위원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여성 국회의원이 거의 전무했던 지역이라고는 하나, 비교적 안정을 추구하는 고령의 농어촌 유권자들 성향에 따라 남성 후보가 우세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예비후보자만의 반전 전략이 있는가?
▶우리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지역은 각 행정구역별로 저마다 세대별 연락처를 집대성한 전화번호부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된 시대에 아직까지 이 같은 전화번호부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4개 군 전체 49개 행정구역별 전화번호부에 여성의 이름은 대부분 ‘아무개의 처(妻)’, ‘아무개의 모(母)’ 등으로 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배우자의 이름도 없이 여성의 친정 지역명을 붙여 ‘○○댁’이라고 표기된 경우도 수두룩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2020년 대한민국 남도땅 이곳의 여성들은 자신의 이름이 지워진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9년 12월 행정안전부의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4개 지역의 주민등록 전체 통계에 따르면, 우리 선거구의 여성은 남성 인구 87,142명보다 5,898명이 더 많은 93,040명에 달한다. 그 수많은 여성이 오늘도 자신의 온전한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전남의 10개 선거구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든 남성 후보는 과반 이상 등장할 것이고, 여성 후보는 드물게 선보일 것이다. 이제 전체 인구의 절반, 지역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이곳 전라남도에서부터 진짜 여성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줄 때가 왔다. 유권자 반전 전략은 없다. 이미 김수정은 주권자 반절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끝으로 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 각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지역별 정책 비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마련되어 있나?
▶세 가지 세부 전략과 아홉 가지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강진만과 득량만을 수산물 경쟁력을 선도하는 수산업 육성의 중심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해안 관광 일주도로가 연해 있는 지역들에 스마트 시티를 조성해, 전남의 미래가 국내 지자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농어촌 도시들의 롤 모델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로 다양한 문화유산이 내재되어 있는 남도 땅 이곳을 답사문화 1번지로 발전시켜야 한다. 수많은 유적과 유물, 자연명소는 물론이고, 사찰과 문화재, 풍성한 축제가 있는 남도의 생명력을 한반도의 힘으로 끌어 올리는 미래 관광산업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로 4차 산업혁명, 우주산업 시대의 미래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스마트팜, 스마트양식, 스마트 시티의 가장 우수한 사례가 이곳 고흥, 보성, 장흥, 강진에서 시작되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우주 시대의 중심이 바로 이곳임을 더욱 열심히 알려야 한다.

▶아홉 가지 비전은 ① 한국 농업의 미래이자 희망인 유기농 확대 ②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자연순환농업 추진 ③ 6차 산업을 지향하는 농어촌의 구조적 체질 개선 ④ 민관이 함께 만들어 가는 로컬 거버넌스 구축 ⑤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로컬 푸드운동 개진 ⑥ 농가의 목가적 풍광을 활용한 농촌 어메니티 활성화 ⑦ 농촌 생태관광산업 창출 및 지원 ⑧ 지역 간 상생과 공존을 위한 주민화합운동 추진 ⑨ 연안 중심 스마트 시티 구축 등이다. 이러한 구체적 대안들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발전된 기술을 농업과 어업에 접목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시대를 앞서가는 미래를 열어 갈 계획이다.

■김수정 프로필
▲1962년 보성 출생▲광주중앙초, 조선대 여자중학교, 광주동신여고, 조선대 사범대 졸업,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정치학 석사,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수료▲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현) (사)사랑의 친구들 준비위원▲ 현) 민주평통 자문위원▲현)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자문위원 ▲제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조직특보▲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운영위원▲중앙당 부대변인▲(사)한반도재단 여성위원 ▲여성리더십센터 운영위원

▲故 이희호 여사, 김정숙 영부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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