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새벽 하얼빈 역, 차가운 공기를 뚫고 어느 한 동양 사내가 역구내 찻집에서 시계를 바라보며 뜨거운 숨을 내쉬고 있다. 9시가 되자 모두가 주목한 특별열차가 들어온다. 이 사내 또한 자리에 일어나 천천히 열차 쪽으로 움직인다. 러시아 의장대를 사열하는 또 다른 동양 사내를 향해 뜨거운 숨을 내쉬던 사내는 앞으로 달려갔다. “탕, 탕, 탕!” 연이은 총소리 이후 한 사내는 쓰러졌고, 또 다른 사내는 러시아군에 의해 잡혔다. 그리고 외쳤다.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바친 ‘진짜 사내 안중근’ 이야기이다.

예로부터 문림의향으로 불리는 장흥에는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는 사당인 해동사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장흥사람들은 60년 전부터 ‘해동사’에 그의 영정과 위패를 모셔놓고 제를 지내며 추모제를 봉행하고 있다. 장흥과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그의 순국을 안타까이 여긴 의로운 장흥사람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사당 안쪽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시간을 가리키는 ‘오전 9시 30분에 멈춰 있는 시계’가 걸려 있다.
이처럼 안중근 의사의 애국충정의 혼이 깃든 해동사에서 장흥군선거관리위원회는 아주 의미 있는 행사를 갖는다.  “장흥군선관위, 안중근 의사의 마음으로 불법선거를 저격하다”를 슬로건으로 오는 4월 15일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깨끗하게 치르기 위한 행사이다.

주요 행사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시간인 9시 30분에 맞춰 3.1독립선언을 한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한 장흥군선관위 위원, 직원, 공정선거지원단 등 33명이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합동 참배,  해동사 앞뜰에서 5대 중대선거범죄(금품수수행위, 매수기부행위, 흑색선전 행위 등)를 형상화한 모형물을 향해 안중근 의사의 마음으로 저격하는 퍼포먼스, 정책선거실천 약속 등을 개최한다. 올해가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년이기도 하여 더욱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리라고 본다.

이번 행사를 갖게 된 데에는 안중근 의사의 혼이 서린 장흥사람들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희생한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이어받아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을 담은 투표를 하여 안 의사 같은 사람을 뽑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 기획된 이번 행사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연기되어 아쉬우나 행사개최와 상관없이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가, 제2의 ‘진짜 사내 안중근’이 되어 불법선거를 저격하였으면 한다. 지구촌의 적이 된 코로나19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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