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의 아쉬운 탈락, 그간의 노고에 위로를 보낸다.
전남도의 역점사업으로 남도의병들의 구국충정을 기리고  정의로운 역사를 일궈온 전남의 역사적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남도의병 역사공원”이 그간 시ㆍ군간의 치열한 경쟁을 마무리 하고 나주시가 우선협상 1순위로 선정되었다.
우리 역사의 행간에 국난이 발발 할 때마다 호남의 민중들은 구국의 일념과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의병의 대열에 합류하여 그 기개를 떨치었다. 역사적으로는 호남의 의병 봉기의  3분의 2가 전남의 의로운 민중들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고 전남의 정체성과 도민의 자긍심 확립을 위해 ‘남도의병’이란 명칭으로 선양하고자 하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많은 시ㆍ군들이 경쟁적으로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우리 장흥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유치전에 합류하였고 기대를 모았다.
장흥군 향맥의 역사성은 대내외적으로 ‘문림의향文林義鄕’으로 지칭될 만큼 의병의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2일 전남도와 사업수행기관인 광주전남연구원 등에 따르면 남도의병 역사공원 부지선정을 위한 유치 희망 지자체의 운영계획서 접수에는 도내 8개 시ㆍ군이 접수하여 상당한 경쟁률을 보여 주었다. 
7월 5일 전남도는 이중 장흥군, 보성군 나주시 3개 시ㆍ군을  최종 대상 지역으로 발표하면서 장흥군도 일말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종 우선협상 1순위로는 나주시가 낙점 되어서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간 남도의병 역사공원의 유치에 문화 행정을 총력으로 집중 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는 장흥군은 탈락 되었지만 그간의  노고에 위로를 보낸다.

●금번의 탈락을 여타 사업 추진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이 사업의 탈락이 아쉬운 것은 사업 추진이 도비위주이며 년간 운영비 일부를 역시 도비로 보전하는 예산상의 수혜가 주어 진다는 것과 “문림의향”으로 지칭되는 장흥의 향맥이 남도의  대표 지역으로 부상 할 수 있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우려 되었던 것은 총사업비 450억원 예산중 시ㆍ군 부담이 130억원에 이른다는 것과 년간 운영비의 절반인 12억여원을 해당 지자체가 부담 해야 한다는 재정적 압박이었다. 그러한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유치 경쟁이 과열 되었던 것은 남도의병 역사공원의 대외적인 선양이 더 많은 경제효과를 유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장흥군의 추진과정은 전문성 없는 행정이 깜깜이 추진으로 내외부의 동력을 충분하게 집중하지 못한 것이라는 진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해 말 관민의 유치모임이 시발이 되었지만 그 이후의 과정은 행정 위주로 추진 대응하는 형국이었다. 관심있는 군민들과 장흥의 재야 학자들, 문인들이 여러 방면으로 의견을 개진했지만 장흥군 당국은 외부의 용역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외부 용역의 내용은 공개 되지도 않았고 ‘정보의 기밀’을 유지 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군민의 향토성과 역사성의 의식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장흥의 역사는 군민의 역사이다. 그 역사의 흐름과 이면의 전승은 의식있는 재야 학자들과 문인들의 담론이 기초가 되어 기록이 되고 계승이 되어 왔다. 그래서 이들 민간 연구자들의 식견으로 잠재되어 있는 장흥군의 역사는 활용여부에 따라 무한한 저력으로 형상화 될 수 있다. 행정은 이러한 잠재력의 기승전결을 극대화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웃 보성군은 우선협상 2순위에 머물렀지만 추진 과정에 있어서는 본받을만 한 사실들을 보여 주었다. 일찍이 관민이 망라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학문적, 이론적 배경은 물론이고 문화 관광의 차원에 접근하고 의회와 군부대까지 동원된 총력전을 펼치었다. 그 과정을 거의 실시간으로 언론에 활용한 보도와 외연 확장에 기여하였다. 비록 2위 협상 지역에 머물렀지만 군민이 대거 식견과 지혜를 모은 그 절차는 본 받을만 했다.
그에 비해서 장흥군의 문화행정은 왜 그리 외곬이었을까.
어떤 자신감 있는 연유가 있어서 군민과의 유대와 협력을 외면하고 깜깜이 추진으로 일관 하였을까.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행정 위주의 추진보다는 많은 군민과 나름대로의 식견이 있는 역사 문화인들이 참여 했더라면 장흥 역사의 속살과 그 이면의 진정성을 발굴하고 표현하여 반영 하였을 수도 있다.
문화행정 담당 공직자는 그 근무 연한이 한정되어 있지만 역사 문화의 동호인들이 축적해서 인용하는 자원과 자산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장흥의 역사와 문화의 담론은 행정이 좌지우지할 사안이 아니라 향맥의 행간에 면면히 흐르는 군민 모두의 의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차제에 인식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