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조용한 가운데 그리움 속에 추석을 기다리는 9월30일, 그야말로 ‘나훈아 신드롬’이  전국을 뒤흔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후 처음 맞은 명절, 가족과 친지조차 마음 놓고 만날 수 없는 대중의 마음을 위로한 이는 고희를 훌쩍 넘긴 73세, 나훈아였다.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며 15년 만에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린 그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의 시청률은 29%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고, 그 후일담을 담은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은 시청률은 18.7%였다. 그리고 무대 위 나훈아가 던진 폐부를 찌르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어록’이 됐다. 그의 발언을 바탕으로 나훈아가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의 의미를 짚어본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는 여러분들이 지켰습니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등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세계에서 1등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나가는데 우리 가요가 이바지 했으면 한다고도 했다.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한 국민을 위한 무료공연은 정치권이나 주최 측인 KBS 방송국을 향해 눈치 보지 않는 소신 발언을 했다.

나훈아의 공연이 전파를 탄 후 ‘위정자’(爲政者)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라왔다. 그가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는 ‘정치를 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치인’을 지칭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위정자들의 잇단 도덕적 해이와 실정, 의미없는 정쟁 속에서 헤매는 여야의 모습에 일침을 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니나 다를까, 야권은 “여권을 향한 나훈아의 충고”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여권은 야권의 입맛에 맞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아우성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재차 실망감을 느끼고 있고,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당신이야 말로 ‘1등 국민’이라는 가황 나훈아의 말에 위로를 얻었다.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절규하듯 나훈아가 열창한 노래 “테스형”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백년도 힘든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바보 같은 인생사’를 그는 “공”이라는 노래에 담았다.
KBS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 어게인”을 준비했다. 우리도 “장흥군 어게인”으로 발전의 길을 찾으려면 장흥군과 장흥군의회가 나훈아의 노랫말에서 많은 것을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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