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목표, 더 앞당길 수도 있어
명절마켓 등 다양한 공격적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망 확보할 터


요즘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보다 조심스러워지고 활동반경도 좁아져 경제활동이 위축되다보니 지역경제도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더구나 잃어버린 우리들의 일상이 언제 돌아올 지도 모른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가들, 그 중 중.소.농들은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할 곳이 없어 앞길이 막막한 상황인데 이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이 있어 그를 만나본다.
전국 최초로 농가주도 복합형 로컬푸드 매장을 추진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유) 상아농장 대표 황정열씨. 현재 장흥군 작목반협의회장이기도 하며 장흥군 사과대추연구회장이기도 한 그에게 모든 농가의 바램인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Q. 농가주도 복합형 로컬푸드 매장이란 어떤 형태의 매장을 말하는 겁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로컬푸드 매장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농협주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매장은 거의 대부분이 생산 농가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농협에서 가격을 결정하는데 이 가격이 공판장 가격에 의해 결정됩니다. 저는 가격 결정부터 매장 운영, 체험까지 복합적으로 생산농가와 회사가 서로 상생하도록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Q. 공판장 가격에 준해서 농협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생산농가가 가격 결정을 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며칠 전에 광주 KBS에서 광주의 모 공판장 가격의 실체를 취재했더군요. 공판장은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정당한 방법으로 경쟁 입찰을 통해 가격이 형성되는데 경쟁하기도 전에 중간에서 중간상인들이 가로채고 응찰도 하지 않은 낙찰가는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하다보니 농협 측에서는 공판장 가격에 준해서 생산품을 가져오면       거기에 자기들이 가격을 정하는데 결국 그 가격대로라면 생산농가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게 되는거죠.
물론, 이런 식으로 농협에서 가격을 결정할 때는 생산농가들이 물건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이 농협에 있기 때문에 폐기처분 할 그런 위험부담은 없겠지요. 그러나 생산농가가 직접 가격결정을 했을 때는 문제는 다릅니다. 판매가 되지 않을 때는 생산농가가 생산물을 가져가면 되는 것이지만 그 대신 노력한 만큼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는 있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생산농가가 가격을 결정하는 매장은 모두 농가주도형이라고 할 수 있는가요?
보통 농가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서 운영하는 경우를 말하지만 농협에서 운영하드라도 농협은 장소만 대여하고 농가에서 가격을 결정하고 관리하도록 한다면 농가주도형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제가 여기서 말하는 농가주도 복합형 매장은 일단 회사와 생산농가 간 입점 계약을 하게 되며 입점 농가 중 약 60여명 내외로 운영위원단을 구성합니다.
운영위원단에 선정된 농가는 2년 동안 운영전반에 관여를 하게 되며 필요시 회사 자금으로 교육과 국내 선진 농가를 견학하기도 하며 다른 지역에서 우리 지역의 농가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농외소득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Q. 그러면 회사의 이익은 어떤 방법으로 창출되는가요?
일단 판매금액의 20%를 수수료로 공제하여 회사의 이익금으로 하며 수수료 부분도 처음에는 이렇게 출발하지만 어느정도 안정세가 되면 운영위원단과 협의를 하여 인상이나 인하를 검토, 결정하게 됩니다.
 
Q. 소문에 의하면 정남진 농협도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Q. 우리 지역에 로컬푸드 매장이 2개소가 필요할 만큼 참여농가가 많다고 보십니까?
제 생각은 우리 지역에 농ㆍ수ㆍ축ㆍ임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하는 것은 농협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그럴 자본력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1차 산업에 종사하는 농ㆍ수ㆍ임ㆍ축산농들에게 더 많은 판로를 확보해주고 그들이 지금보다는 더 즐겁고 편안       한 마음으로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의 가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일하도록 해주자는 마음 때문입니다. 
 
Q. 농협에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한다면 여러가지 면에서 생산농가들이 농협으로 납품할 것 같은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앞에서도 밝혔듯이 농협과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나 회사도 이익을 남겨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마케팅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구상하는 매장은 소      비자들이 매장을 찾아가서 구매하는 기존의 소극적인 판매방식을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판매를 할 것입니다. 도시의 소비자들을 불러들여 생산농가를 방문하고 견학시켜 현장에서 농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지역 관광버스로 도시의 소비자들에게 농ㆍ수ㆍ축ㆍ임산물 생산현장을 둘러보게 하고 물건을 구매토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1년에 1회 이상 명절마켓을 운영하여 판매처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갈 것입니다.

Q. 그럼 지금까지 사업은 어느정도 진척된 상황인가요?
내년 5월 까지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앞당겨 질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 구정 전에 개점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입점계약서와 운영규정을 모두 마무리 했고 이제는 매장을 준비하고 매장에 필요한 시설을 갗추는 일만 남았습니다. 가장 큰 일은 매장을 임대해야 하는데 여러모로 여의치가 않습니다. 마땅한 장소가 나오면 바로 계약해서 시설을 해야 하는데 그런 장소가 나오질 않아요. 농가들에게 사업설명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다행히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설명회를 갖겠지만 그러지 못 할 경우 언론의 협조를 얻을 수밖에 없겠죠, 그 때는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Q. 앞에서 명절마켓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어떤 유형의 마켓을 말하는 건가요?
명절 때마다 특정한 지역을 임대해서 1주일 간 우리지역의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 판매장을 운영하겠단 말입니다. 명절 때 하는 마켓이라고 “명절마켓”으로 명명한 것입니다.

Q.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농업, 농촌을 위해서는 1차 산업이 살아나야 하는데 이제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되겠다는 절박감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6차 산업이나, 융ㆍ복합 산업이 모두 1차 산업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우선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판로가 걱정 없는, 돈이 되는 신나는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소득과 연결되지 않는 일에 누가 노력을 투자하겠습니까? 저는 2001년부터 우리 지역의 농산물 유통에 대해 “민.관 합작 전문유통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민은 협동조합이고 관은 자치단체입니다. 이런 유통회사를 설립해서 판매는 유통회사에서 책임지면  생산농가들은 고품질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2012년 지방선거 때 전남도지사 박준영 후보가 저와 비슷한 공약을 했지만 그 분이 생각하는 유통회사는 경영주체를 생산농가를 포함시키는 것이었고 저는 생산농가를 경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어찌됐건 저의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농업, 농촌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생산과 가공, 판매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하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Q. 그럼 가공에도 관여하겠단 뜻인가요?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만 저의 법인에서 생각하는 것은 생산농가들의 잉여농산물을 가공하는데 필요한 절차들을 컨설팅 해 주는 것으로 한계를 정하고 있습니다.

Q. 앞에서 우리 지역의 생산농가를 직접 방문해서 농외소득도 올릴 수 있도록 한다고 했는데 우리 지역의 생산농가들이 그런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십니까?
도시민들이 농촌을 관광하면서 체험하고자 하는 것은 작위적인 관광요소가 아니라 농촌다움에 있습니다. 농촌은 농촌다워야 한다는 것이고 그 속에서 체험을 하고자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농촌다움의 요소들이 정비가 잘 되어있냐는 것이죠. 그 문제는 생산농가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지역이 그런 도시민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냐는 것이겠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지역은 차를 세우고 쉬어 갈만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로 옆 자투리땅들을 소공원으로 만들어 쉬어갈만한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주변이 깨끗해지고 쾌적하게 변해가고 있기에 도시민들은 이런 농촌을 와보고 싶어 하고 머무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우리 지역이 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 끝으로 생산농가들이 입점을 원할 경우와 운영위원으로 활동을 원할 경우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며 언제부터 모집하게 됩니까?
저의 법인에서 매장을 임대하면 설명회를 거쳐 입점계약서와 운영규정을 확인한 후 계약하면 됩니다. 참고로 입점계약은 입점비를 한 농가당 입점 품목과 상관없이 10만 원을, 운영위원은 3가지 이상 입점이 가능한 생산농가 중 입점비와 별도로 30만 원을 법인에 납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담 비용들은 개인적인 용        도로 사용할 수 없고 모두 입점 생산품의 포장 및 교육비 등에 사용되며 부족한 부분은 회사에서 부담하게 됩니다. 생산농가도 일정부분 부담함으로서 책임감을 서로 갖자는 것이죠. 운영위원들은 분기별 회의를 하도록 규정했는데 식대는 모두 부담금에서 지출될 것이고 선진농을 견학할 때는 교통비와 숙박비도 여기서 지출하되 부족한 금액은 회사에서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결산은 운영위원들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우리 지역 농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어렵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리들이 생산한 농ㆍ수ㆍ축ㆍ임산물들이 소비자들에게 분명한 가치를 인정받고 생산농가가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누구를 의지할 필요도 없고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우리들이 뭉칠 때 세상의 환경은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서로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함께 가보려고 첫 발을내딛은 만큼 많은 참여를 간절히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황정열의 약력
-전남매일 기자(전)
-해동일보 논설위원(전)
-일간투데이 논설위원(전)
-장흥포커스 발행인(전)
-들풀 발행인 (전)
-한국작가회의 회원(현)
-농업회사법인 (유)상아농장 대표이사
-연락처 : 010-5697-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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