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 출신의 문웅 박사는 수필가이자 기업인이며 미술애호기이며 수집가로 그 경력이 다재다능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미술작품 수집가로 1,300여점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어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집한 작품의 분류와 안목을 넓히기 위하여 “예술경영학” 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학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문웅 박사는 ‘예향의 고장’ 자응(장흥)에서 태어난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기는 고향 사랑의 덕목을 표현 하는데 그 향기와 색깔이 남다르다. 전 호서대 교수인 컬렉터 문웅 박사가 고희를 맞아 소장한 작품을 전시한다.

문웅 박사는 ‘세종 컬렉터 스토리’ 두번째 전시로 '저 붉은 색깔이 변하기 전에'를 오는 10일에 개최, 평생 모은 서화미술 3천여점 중 120여 작품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회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2관에서 이달 29일까지 열리며 오윤, 홍성담, 오지호, 배동신, 이응노, 민웨아웅, 하리 마이어, 랄프 플렉, 이성자, 문신, 송운회 작가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세종 컬렉터 스토리’는 컬렉터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2019년 시작된 세종문화회관의 기획전시 시리즈다.

그 두 번째 주자인 문 박사는 컬렉션을 통한 작가 후원을 50여 년간 지속해 오고 있다. 또 신진작가를 위한 인영미술상을 17년째 시상 중이다.
이렇듯 예술 후원에 힘을 기울여온 문 박사이기에 그가 소장한 모든 작품에는 컬렉터와의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전시 제목인 ‘저 붉은 색깔이 변하기 전에’ 역시 작가 홍성담이 문 박사에게 보내온 옥중편지에서 인용했다. 민주화운동으로 옥살이를 하던 홍 작가가 감옥에서 심은 나팔꽃을 편지에 동봉하며 꽃의 붉은색이 변하기 전에 편지가 도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문웅 컬렉션’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현대미술부터 고서화까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넓은 스펙트럼이다.
이번 전시도 시대와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작품을 주제별로 구분해 전시한다. 유사한 주제가 시대와 장르, 매체에 따라 달리 표현되는 방식을 관찰할 수 있어 관람에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섹션인 ‘산과 바다에’와 ‘사람과 삶’에서는 풍경과 사회상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된다. 오지호의 ‘해경’, 오윤의 ‘12세면 숙녀예요’, 홍성담의 ‘야간작업’, 배동신의 ‘자화상’, 민웨아웅(Min Wae Aung)의 ‘Orange River Bank’, 하리 마이어(Harry Meyer)의 ‘알프스 풍경’, 랄프 플렉(Ralph Fleck)의 ‘STADIUM (WM)291 Ⅸ’ 등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 섹션 ‘정중동, 동중정(靜中動, 動中靜)’은 움직임과 멈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작품들을 모았다. 주요작으로는 김종학의 ‘할미꽃’, 배동신의 ‘정물’, 박대성의 ‘감’, 이응노의 ‘소’, 임직순의 ‘소녀상’, 구본창의 ‘꼭두’ 등이 있다.

네 번째 ‘서화미술 일체’에서는 미술과 서예의 접점을 제시해 서화의 전통성뿐 아니라 현재성을 일깨운다. A.R 펭크의 ‘Auge Standart-West’, 김환기의 ‘무제’와 이응노의 ‘천추만세’ 등의 회화 작품과 함께 원교 이광사, 추사 김정희, 창암 이삼만, 설주 송운회, 소전 손재형, 학정 이돈흥 등의 서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컬렉션 속의 컬렉션’은 컬렉터의 작가 후원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아카이브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대원의 ‘농원’, 강연균의 ‘누드’, 김흥수의 ‘여인상’ 등과 함께 문 박사가 모아온 작가들의 스케치북, 앨범 등이 공개된다.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은 “전례 없는 팬데믹 사태로 얼어붙은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총괄 이동국 큐레이터는 “컬렉션과 긴밀히 연관된 컬렉터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전시가 예술과 삶이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고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0일간 휴관일 없이 운영되며 만 19세 이상은 5천원, 청소년 및 군인은 3천원, 미취학 아동은 1천원에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할인 쿠폰은 카카오톡 '미술전시관람료지원' 채널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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