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150만 여명이 고귀한 생명을 잃고 6000만 명에 이른 환우들이 고통에 시달리며 그 숫자는 날로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도 확실한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지 못함으로써 전 세계가 혼돈에 빠져버린 인류의 재앙이 돼 모든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류는 오랜 세월 만물의 영장으로 발전해 오면서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괄목할만한 인권신장을 가져왔으며, 우리사회는 인권이 보장된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세상을 영위하기 위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인류는 인간의 권리만을 향유하기 위해서 무분별하게 자연환경을 훼손했으며, 편리함만을 추구해 이산화탄소 등의 대량발산에 따른 기후환경변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삶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 1세기 남짓 지구 평균온도는 0.85°C 올라가 마지막 빙하기 때보다 10배정도 빠른 상승이다. 일상의 온도 1°C 변화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WHO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1°C 오를 때마다 전염병이 4.7% 늘어날 것이며, 지구 생물의 약 10%가 평균기온 상승으로 멸종위기에 처하고 사막화로 인해 식량공급이 줄어들며 변종 바이러스들이 활개를 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전염병의 원인으로 스콧 뉴먼은 지구적 기후변화 등 11가지 요인을 제시했지만, 대별하면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로 요약할 수 있다. 즉, 동물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이됨으로써 인간의 면역력이 대처가 되지 않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끝없는 지배욕과 생활영역확대는 자연환경의 파괴를 가져와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를 침범해버림으로써 서식지를 빼앗긴 동물들이 인가 근처로 이동하면서 우리사회는 불가피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기회가 늘어나 가축이나 인간에게 전염병을 옮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연의 훼손에 따른 기후ㆍ환경변화는 인간의 생명ㆍ건강, 신체의 자유와 안전, 쾌적한 삶을 위협하고 있으며, 그 영향과 피해는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집단 즉, 취약계층에게 더욱더 심하게 나타나는 인간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기후변화가 지구의 생태계변화뿐 아니라 인간생존의 기반과 생계에 관한 권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기후ㆍ환경변화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지역에선 분쟁과 폭력의 원인이 되거나 예기치 못한 피해로 나타난다.

1960년대 후반부터 5년 동안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이 확장되면서 초원지대인 사헬지역이 인도양의 기후와 사헬지역에 물을 공급하던 열대 몬순의 패턴이 변해 강수가 사라지면서 그 지역에서 60만여 명이 기아에 허덕이다 사망한바 있으며, 그 이후에도 가뭄으로 남쪽으로 확장된 사막화는 훗날 예상치 못한 수단의 다르푸르 분쟁으로 비화되면서 수십만에 이른 사람들이 죽었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미미한 현상이라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지구평균보다 8cm 높고, 지난여름 예년에 비할 수 없는 50여 일이 넘는 긴 장마와 국지성호우로 인한 엄청난 수해에다 폭염까지 겹친 현상은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라 할 것이다.
헨리 슈는 그의 저서 기후정의(Climate Jusaice)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의 침해라고 했다. 기후변화가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지속된다면 미래에 대한 전망은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권의 범위가 환경과 기후변화 그리고 인간의 관계까지 확장된 것을 의미하므로 기후변화를 방치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계층과 미래세대에게 가하고 있는 범죄행위이자 심각한 인권침해인 것이다.

이제 지구촌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기후환경생태위기에 따른 기본적인 생명존중의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한해를 정리해야할 12월, 세계인권선언 제72주년을 맞이하여 인류의 보편적가치인 인권에 대해서 인권의 범위가 환경과 기후변화, 그리고 인간의 관계까지 확장된다는 새로운 인권인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인류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달리고 있지만, 기후ㆍ환경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빈곤의 덫에 갇힌채 떠도는 상황이 확산된다면, 이는 남의 나라 문제만이 아니라 급속히 산업화 된 우리나라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기후환경변화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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