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고시(七言古詩)Ⅴ    /국역: 정민(한양대 국문과교수)


재주 중국 대적할 만해서이기 때문이나 
千里其奈三年遐
천리 먼 길 3년 시간 어찌한단 말인가. 
當將暫借山水窟
마땅히 장차 산수굴(山水窟)을 잠시동안 빌리리니 
詩峯玉藻光增磨
시봉(詩峯)의 옥같은 글 광채 더욱 연마하리. 
銅符不成向南湖
구리 부적 못 이룬 채 남호로 향해가니 
繡斧飜作遊東都
수놓은 도끼 번드쳐서 동도(東都)에서 노닐리라.
彤庭曉奉紫泥詔
동정(彤庭)의 새벽녘에 자니조(紫泥詔) 받들고서 
往哉汝諧天顔敷
너와 함께 가면 하늘 얼굴 펴지리라. 
都門出祖幾兩駟
도성 문 길 나서니 말 끄는 수레 몇이런가 
煌煌玉節輝前途
휘황한 옥절(玉節)이 앞 길에 빛나도다.
雲霞衣裳明月珮
무지개 옷을 입고 밝은 달 허리 차니 
仙山八望欣相待
선산(仙山)을 둘러보며 기뻐 서로 대접하네.
騑騑四牡盡原隰
네 마리 암말 곁말 삼아 원습(原隰) 땅 다 지나면
且命鶴馭騰空外
학 수레 장차 명해 허공 밖에 솟구치리. 
鸞簫鳳吹迭先後
난소(鸞簫)와 봉취(鳳吹)는 차례로 앞뒤 서고
靑童皓叟爭奔走
청동(靑童)과 호수(皓叟)는 분주함을 다투누나.
冷風飄袂上絶巓
찬 바람에 소매 나부끼며 꼭대기로 올라가니
羣仙競勸龍巵酒
신선들 용치주(龍巵酒)를 다투어 권하네. 
華胥醉夢夜何其
화서국(華胥國) 취한 꿈에 밤은 그 얼마이리
天鷄咿喔搏桑枝
하늘 닭 홰를 치며 부상 가지 붙들길래 
俯視海日騰滄溟
굽어 바다 해를 보니 푸른 바다 솟구친다.
颷輪碾上靑琉璃
해 바퀴 돌아올라 유리 하늘 푸르르고 
仍抽鐵筆長如椽
쇠 붓을 뽑아드니 길기가 서까래라. 
大書南華大鵬篇
‘장자(莊子)’의 대붕편(大鵬篇)을 크게 써놓고
孫登長嘯時一發
손등(孫登)의 긴 휘파람 때로 한번 불러보네.
遺響下撼蒼龍淵
남은 소리 내려와 창룡연(蒼龍淵)을 뒤흔드니
玆遊肅爽不可極
이 노님 상쾌하여 지극하기 그지 없다.
訪古又駕長風鷁
옛날 찾아 또다시 장풍익(長風鷁)을 올라타니
元帥臺前草自春
원수대(元帥臺) 앞에는 풀이 절로 봄이로다. 
永郞湖上寒月明
영랑호 위에는 찬 달이 밝아 있고
千秋?石但孤亭
천년의 총석 위엔 다만 외론 정자로다. 
四仙一去無消息
사선(四仙)은 한번 가고 마침내 소식 없고 
襄陽花發峴山路
양양(襄陽) 현산(峴山) 길엔 꽃이 활짝 피었네.
螺鬟十二愁雲雨
쪽진 머리 열 두 선녀 운우의 정 근심하니 
臨瀛絶勝稱第一
임영대(臨瀛臺) 경치 좋아 으뜸을 일컫는다. 
寒松影落臺前浦
한송정 그림자는 대 앞 포구 떨어지고 
明沙處處海棠紅
명사 길 곳곳마다 해당화가 붉어 있네. 
仙娥箇箇春粧濃
선녀들 하나하나 봄 화장이 짙은데 
風簾閑弄玉參差
바람 주렴 희롱하니 옥구슬 들쭉날쭉.
紫霞且進玻瓈鍾
유리 잔에 자하주(紫霞酒)를 다시금 내오고
鮫綃灑出錦繡肝
교인(鮫人) 명주 금수간(錦繡肝)을 볕쬐러 나오누나.
精光上射牛斗間
정채론 빛 북두 사이 위로 쏘아 올리니 
東人爭誦鳳凰吟
동인들은 앞다투어 ‘봉황음(鳳凰吟)을 외우네. 
庾信從古喧江關
유신(庾信)은 예로부터 강관(江關)에 떠들썩해 
歸來滿袖采風詩
돌아올 제 소매 가득 국풍시를 채집했지.
紫玉案前披琅玕
자옥안(紫玉案) 앞에 두고 옥 주렴을 헤치면
三生贏得美人愛
삼생 동안 미인 사랑 넘치도록 받으리. 
韶顔綠髮千年歡
고운 얼굴 초록 터럭 천년동안 즐거우니 
丈夫行樂但如此
장부의 행락은 다만 이럴 뿐이로다. 
豈必局束風塵裏
어이하여 반드시 풍진 속에 웅크리며 
安得東絹一萬疋
어찌해야 동국 비단 일만 필을 얻으려나. 
寄與蓮花幕下士
연꽃 장막 선비에게 부치어 드리노니 
畵出金剛白玉貌
금강산 백옥 모습 그려보여 주시구려. 
逈暎溟東蔚陵島
아득히 바다 동쪽 울릉도를 비추이니 
碧桃花下春不老
벽도화 꽃 아래라 봄도 늙지 않누나.                      ▲/정리,편집=昊潭

▲한해가 저물어가는 남산공원 문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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