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訪中 상해 임시정부청사 보존 우호적 요청
2014년 국빈 방한 당시 서울대 강연서 감격적 해후
‘양국은 전통적 우호국가’ 교류증진 위해 적극 조력

▲시진핑주석! 박 지사는 나의 오래 친구

중국어 ‘라오펑요(老朋友)’는 우리말로 흔히 ‘오랜 친구, 절친’ 등으로 번역된다. 인구 14억이 넘는 세계 최대의 국가 중국. 그 곳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나에게는 한국인 라오펑요가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박준영(74) 전 전라남도 지사이다.

박 전 지사는 현재, “작금의 한중 관계가 갖은 편견과 오해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우리 한민족의 항일 성지와도 같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흔쾌히 결정해준 시주석에 대한 각별한 보답을 위해서라도 미력하게나마 한중 관계 개선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두 사람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당시 중국 저장성의 당서기로 재임 중이던 시진핑 주석이 자매결연지인 전라남도를 방문하며 시작된다.

이후 2005년 11월과 2007년 7월 박 전 지사가 다시 중국을 방문해 개별 면담을 가지면서 깊은 신뢰를 쌓아간다. 그러다가, 2009년 12월, 시진핑 주석이 국가 부주석으로 취임한 뒤 방한했을 때도 박 전 지사와의 해후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성사되지 못해 시진핑 부주석은 상당히 아쉬워하며 그 뜻을 당시 주한대사와 광주 총영사를 통해 전해왔다. 시진핑 주석은 박 전 지사를 ‘오랜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2년 4월 19일, 당시 박준영 도지사가 방중 함으로써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환담을 나누게 되었다.
당시 시진핑 부주석은,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로 낙점되고 있는 분위기였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던 그 때에, 외국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을 ‘콕 집어서’ 개별 환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시주석 결단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보존

시진핑 부주석은 박준영 도지사를 ‘라오펑요’라 부르며 두터운 친분을 만천하에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대내외에 각인시킨 것이다. 그 날의 환담 자리에서, 박 지사는 시진핑 부주석에게 마음속 깊이 내재되어 있는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내막은 이렇다. 박지사는 2007년 시진핑 상하이 공산당 서기와 만날 때,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보존을 요청했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임시정부 청사 일대의 재개발을 추진 중에 있었다. 이에 박지사는 시진핑 상하이 당서기에게 “한중 우호의 상징과도 같은 소중한 역사적 유물을 보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시진핑 당서기는, 그 자리에서 바로 중국 측 관계자들에게 무언가를 진지하게 지시하면서, “아무 걱정 말고 돌아가십시오. 지사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보존하며 재개발하도록 지시했습니다”라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과연 그의 말 대로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철거 운운하던 소문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고 임시정부 청사는 지금도 원형이 보존된 채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남다른 인연은 2014년 7월, 시진핑 국가 주석의 최초 국빈 방한 때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시진핑 주석이 서울대학교에서 개최된 강연에 박 전 지사를 특별 초청했던 것이다. 시 주석은 방한 당시 서울대에서 학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 박 전 지사를 특별초청, 짧지만 깊은 해후를 나눈 것이다. 그 당시의 특별초청 인사는 서울대총장, 국내 대기업 부회장, 한중친선협회 회장 등 7∼8명 정도였다. 그런 자리에 현직도 아닌 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초청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시 주석은 그 만큼 박 전 지사와의 각별한 인연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박준영 전 지사는, 시주석과의 깊은 우정과 신뢰를 토대로 한중 관계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한중 관계를 생각하는 ‘시 주석의 진심을 잘 아는 만큼’ 미력하나마 미래지향적 한중 관계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는 것이다.

박 전지사는 한중관계의 호혜적 지속의 증진을 위해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진다. “한중 두 나라는 이웃간으로 과거 이웃 국가들 간에 흔히 있었던 역사처럼, 공동번영의 길을 가기도 했지만 갈등도 있었다. 지금도 정치 경제 분야에서 이념의 차이는 있지만, 두 나라 국민들이 평화롭게 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진정 두 나라 국민들을 위하는 길이요 동북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길이다. 이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한중글로벌협회 설립 추진을 위한 회의가 있었다. 왼쪽부터 강성재 아시아문화경제진흥원 회장,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우수근 한국동아시아연구소 소장청사 보존

글작성 : 우수근(禹守根) 박사
-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교류 부총장
- 상하이 사회과학원 특별초빙연구원
- 한국동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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