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인 단상에 의하면, 독일 메르켈총리의 사임에 대하여 독일국민은 18년 동안 능력·수완·헌신과 성실함으로 8000만 독일인들을 이끌었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도시전체가 발코니에 나와 6분간의 따뜻한 박수로 메르켈에게 작별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메르켈은 총리로 재임하는 동안 위반과 비리가 없었으며,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영광스런 지도자인 척하지 않았고, 어리석은 말은 물론 사진을 찍으러 베를린 골목에 나타나지 않았다. 퇴임 후에는 일상으로 돌아가 살아온 아파트에서 평범하게 살 것이라 했다.

이 글은 철권통치로 영구집권을 꽤하면서 정적의 테러와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위선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푸틴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메시지로 보이지만 우리에게도 울림을 주는 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도자의 성실함과 검소한 생활은 국민의 표상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직후 헤진 구두와 낡은 양복을 보고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아킬레스건인 경제문제에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3기 신도시 후보지발표가 사전 정보유출로 공기업인 LH직원들의 부동산투기가 밝혀져 부동산문제가 국정과 사회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되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데다 대통령퇴임 후 경호동 사저문제까지 논란이 많다.

경제는 국민을 위한 것이다. 민심의 분노를 맞닥뜨린 문재인 대통령은 사태 2주 만인 지난 16일에 사과를 하면서 남은 임기 정책역량을 부동산 적폐청산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함으로써 공직사회 전체에 메스를 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시행절차를 밟고 있으니 지켜 볼 일이다.  
우리는 전직대통령들의 망명과 피살, 구속 등 불행한 말로를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만은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은 상왕이 될 군주가 아니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의지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선출돼 봉직하다 임기가 끝나면 다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국민과 더불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공정이란 가치는 결국 불평등 해소, 투명성, 부패척결 등 우리사회 모든 문제와 연결돼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LH사태는 공정을 정체성으로 내세우던 문재인정부에 치명타가 되었으며,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이미 이 정부에 걸었던 공정의 열망이 허구였음을 알게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LH직원들의 투기로 야기된 부동산문제는 지난 정부에서도 있어왔지만 새삼 문재인정부 국정전반의 사회문제로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그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가깝게는 1주일 후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부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도 어떤 영향이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먹구름 상황이다. 

한편 문재인대통령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사저 부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회관계망을 통해 ‘선거 시기라 하지만, 그 정도로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의 경호동사저가 농지지만 법에 위반이 없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국민이 바라는 바는 지금 구속되어 있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문재인대통령만은 근본적으로 좀 달랐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 국가원로로써 편히 여생을 보내는 일이야 백번이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보도에 의하면 양산 매곡동 기존의 집도 꽤 넓고 좋아 보이던데 새로 구입한 하북면 사저가 개축이라지만, 경호동은 굳이 농지를 구입해서 지어야 하는가하는 아쉬움이 크다.
문대통령이 부동산문제와 경호동 사저문제에 휘둘려 지금껏 공정과 적폐청산을 기치로 성실히 쌓아온 공적이 무너지고, 다가오는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참여정부 이후처럼 개혁은 또다시 중단되면서 역사가 후퇴될까 두렵다.
대통령은 LH사태를 비롯한 부동산문제가 이 정부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임기 중 벌어진 공공기관 부패의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으므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겸허한 자세의 초심으로 존경받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