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행동하는 사상가가 생산하는 영양만점 우렁이 

▲성솔농장/오형주 대표

언제부터인가 먹방이 대세다. 셰프가 만든 음식뿐만이 아니라 요리 잘하는 연예인들이 나와 실력을 선보이고 가정에서 시도할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몇 년 전에는 스타 셰프가 대세였다면 요즘은 차승원이나 김수미 같은 연예인의 출중한 요리 실력이 연일 화제다. 이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정 식품이나 재료가 등장하면 한동안은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탤런트 김수미가 맛있는 “우렁된장국”을 소개했다. 기억하기론 그날 실시간 검색어에 “우렁이”가 있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들 우렁이가 궁금했나 보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는 김수미 프로그램을 보고 “우렁된장국”을 만들어 보았다는 사진이나 글도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우렁이 파는 곳”이라는 연관 검색어였다. 요리 초보 연예인들도 뚝딱 만든 우렁된장국이나 우렁쌈밥을 집에서 만들어 맛있는 한 상 차려 먹고 싶은데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나 보다.
  장흥신문 독자 중에도 최근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는 우렁 요리를 접하고 “나도 저 요리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생각해 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아니면 따뜻한 바람의 영향으로 유난히 입맛 도는 요즘, 이 기사를 읽고 가족과 함께 우렁이로 색다른 맛을 느껴보고 싶은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릴까 한다. 우리 장흥에도 깨끗한 환경에서 정직하게 생산되는 맛깔나고 영양 높은 “우렁이”가 있다.
 
●●●● 행동하는 기업인의 적극적인 행보
관산에 있는 우리 지역 기업 「성솔농장」의 「천관산 황토 왕우렁이」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제품을 생산하고 또 판매하는 이의 삶과 그 철학을 짧게 이야기하고 싶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어떤 사람이 만드느냐에 따라 상품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저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과 회사의 제품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왔는지, 그런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또 소비자를 생각하는 기업인은 왜 없는지 우리는 아쉬워한다. 최근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런 정보를 얻고 싶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왕우렁이를 양식하는 「성솔농장」의 오형주 대표는 왕우렁이의 맛과 매력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전에, 경험과 관찰을 기반으로 한 장흥군 농업의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오형주 대표는 얼마 전에 지인들과 함께 경상남도 창녕에 방문했다고 한다.
창녕은 우리나라 마늘의 주산지 중 하나로, 마늘 재배 기술 개발을 위한 오랜 노력 끝에 품질 좋은 마늘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형주 대표를 시작으로 장흥의 몇몇 농업인이 창녕을 방문한 이유는, 마늘을 통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현지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유명한 산지의 마늘 재배 방법과 함께, 불안정한 마늘 가격으로 인한 재배 농업인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자조금관리위원회” 또한 오 대표가 관심 갖고 있는 것 중 하나였다고 한다. “자조금관리위원회”란 농가가 납부한 금액을 주요 재원으로 하여 조성된 단체로, 특정 농작물의 수급안정 및 유통 개선, 소비 홍보 등을 통해 재배농가의 연대와 협력을 위해 일한다. 단체 운영비 및 수급 안정을 위한 자금은 매년 회원 농가가 납부하는 회비로 충당한다. 즉 농민이 스스로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금을 마련해 운용하는 것이 바로 “자조금관리위원회”인 것이다.
  오형주 대표는 작물 재배에 그치지 않고 자조금관리위원회라는 시스템을 통해 농민들이 외부적인 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마늘 재배와 자조금관리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조사를 한 이유는 장흥의 논밭을 가득 채우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저 드넓은 경작지에 고소득 특수 작물을 재배한다면 장흥 농민들의 삶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오형주 대표를 움직이게 한 것이다. 높은 소득을 가져오는 작물을 재배하는 일은 누구나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선뜻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잘 알지 못해서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마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오형주 대표의 적극성이 유독 고마웠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는 오 대표의 행보는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돌이켜보면 늘 농민의 권익을 위해 최전선에 서 있었던 그였다.

2018년 10월에는 봄 양상추를 대만에 수출한데 이어 가을에도 양상추와 로메인 등 양채류 20톤을 수출하기로 계약하여 10월 30일 첫 출하를 시작하여 1대의 컨테이너에 1.3톤을 수출하는 우리 농산물 해외시장개척에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농산물 수출에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는 오형주 씨는 “오랜 시간 동안 농민운동에도 참여하며 우리 농민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도전해 왔다”며 “양채류가 장흥을 대표하는 고소득 작물로 자리 잡아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FTA 반대 시위를 위해 여러 차례 국회를 방문한 것은 물론 해외 투쟁으로 홍콩과 미국 뉴욕에서도 상여를 멨다. 오형주 대표의 찬란했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특징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들은 늘 생각하는 바를 주저 없이 행동으로 말해왔다. 그리고 그들의 작은 노력이 쌓여 이만큼의 발전을 이루어 왔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 뼈 건강에는 빼놓을 수 없는 고칼슘 식품 왕우렁이

행동하는 기업인 오형주 대표가 운영하는 「성솔농장」의 「천관산 황토 왕우렁이」는 전국에 고정 팬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다각도로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기업인의 제품이니 인기가 있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수도권에서 꾸준히 찾는 이가 많아 택배를 통한 판매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오형주 대표는 우렁이의 맛과 영양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렁이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부터 풀어 놓았다. “농촌 지방에서는 우렁이 하면 논농사 친환경 제초 방법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곤 하죠. 게다가 우리 장흥은 다른 먹거리가 많아서 우렁이를 찾는 분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일까. 「성솔농장」에서 양식한 「천관산 황토 왕우렁이」는 타 지역 식당이나 그 외 업체에서 대량으로 주문한단다. 대량 판매가 주를 이룬다고 하니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초조해진다. 그래서 곧바로 개인 소비자도 살 수도 있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1kg 단위(우렁이1kg, 수분 300g으로 포장된 제품 무게는 1.3kg)로 소포장 된 왕우렁이도 있습니다. 냉동해서 택배로 보내 드리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단골 고객의 대부분도 가정용을 구입하세요. 그만큼 우렁이가 가정의 식탁에 자연스레 등장하는 음식 재료로 정착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지요.”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를 먹여 정성스레 기른 「성솔농장」의 왕우렁이는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이다. 우렁이 알맹이만 빼는 작업은 손이 많이 공정이다. 그럼에도 일반 마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좋은 먹거리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란다.
맛도 맛이지만 이렇게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닐까? 그러고 보니 모 건강 프로그램에서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왕우렁이는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식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가표준식품성분표(9차, 2016년)에 의하면 우리가 쉽게 접하는 골뱅이보다 왕우렁이의 단백질 함량이 더 높다. 그뿐만 아니라 칼슘 섭취를 위해 우리가 자주 먹는 멸치볶음(628mg)보다 왕우렁이(1576mg)의 칼슘 함량이 월등히 높다고 하니 뼈 건강을 위한 식단을 실천 중이라면 왕우렁이는 반드시 챙겨야 하는 식품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분에게도 우렁이는 안성맞춤인 먹거리 중 하나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우렁이의 효능은 열독을 풀어주고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간 기능 개선을 돕기 때문에 숙취 해소에 아주 좋다고 한다.
쫄깃한 식감과 더불어 몸에도 좋은 왕우렁이지만, 왕우렁이를 이용한 요리라고 하면, 앞서 언급한 우렁된장국과 우렁쌈밥 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래서 오형주 대표에게 「천관산 황토 왕우렁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물어봤다. 골뱅이가 들어가는 요리에 우렁이를 대신 넣을 수도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우렁비빔밥도 꼭 맛보셨으면 한단다. 밥과 나물 사이에서 쫄깃쫄깃한 우렁이 살이 씹히는 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고 한다. 우렁이를 잘게 다져 전으로 해서 먹어도 맛있고, 우렁장조림은 별미 중 별미라고 하니 우렁 요리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의욕이 더욱 샘솟는다.

●●●●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노력
 

마지막으로 기업가로서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점은 없는지를 물어봤다. 오형주 대표는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것이 아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했다.
오형주 씨는 관산중학교 운영위원장과 관산중총동문회 사무국장과 등으로 지역사회의 일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관산읍 관산번영회 사무국장으로 군 시설을 위탁 운영해 오고 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계획했던 행사를 취소해야 했고, 시설 내의 목욕탕도 오랜 기간 문을 열 수 없어서 운영비 조달 또한 점점 힘겨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렇다 할 즐길 거리가 없는 곳에서 목욕탕은 문화 시설이자 마을의 사랑방 같은 존재다. 그런 장소가 긴 시간 동안 문을 닫아야 했고 이로 인해 쌓인 주민들의 불만도 오 대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장흥군 곳곳에 이런 어려움을 안고 있는 단체가 많을 거라며, 군의 지원이 조속히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형주 대표는 인터뷰 내내 천관산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명승지 119호로 지정될 정도로 다들 천관산의 매력을 인정하고 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장흥군에서는 이 기쁜 소식이 화젯거리가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혹자는 호남 3대 명산 중 하나로 천관산을 꼽는단다. 이번 주말에는 명산 천관산의 수려하고 청정한 산자락에서 정성으로 길러지는 왕우렁이 요리를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특별한 음식 하나로 우리네 식탁이 더욱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장흥군 관산읍 농안리   ☎ 010-8617-3422
                                                                                          ▲/정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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