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17대 인종(1122년~1146년 재위)의 비인 공예태후 임씨는 전라남도 장흥 태생인 임원후(任元厚)의 여식으로서 남편 인종의 뒤를 이은 아들 삼형제가 왕(의종, 명종, 신종)이 된 당대 최고의 여걸이었으며,인종 임금은 공예태후 임씨의 고향인 定安縣을 長興府로 승격시켰는데 이는 장흥(長興)을 길게 흥하라는 곳으로 알고 있지만 필자는 인종이 장흥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재미나는 곳, 가장 살 맛 나는 곳, 가장 흥미진진한 곳으로 생각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이해한다.



長 : 길다. 우두머리, 어른, 최고,
興 : 재미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
長興 : 가장 재미나는 곳.
가장 살맛나는 곳. 길게 흥하라는 곳
대한민국 흥이 시작되는 곳
맑은 물, 푸른 숲, 정남진 장흥/ 흥미진진

그로부터 90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장흥군이 올바른 해석을 하여 흥미진진한 장흥 “흥”을 브랜드화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늦었지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 대원군이 권좌에서 물러난 후 전국을 유람하다가 호남 땅에 들렀다. 그리고 거기서 보고 느낀 것 중 대표적인 고장 8곳에 대하여 기록한 것을 8불여(八不如)라 했다.

◆호불여영광(戶不如靈光) : 집이라면 영광만한 곳이 없다./영광 백성들이 굴비를 말리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였다.
◆곡불여광주(穀不如光州) : 곡식이라면 광주만한 곳이 없다./광주에서는 넓은 들판에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이 탐스러워 보였다.
◆결불여나주(結不如羅州) : 세금은 나주가 혹독하게 거둬들인다./나주에 들러 관아에서 혹독하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모습을 보았다.
◆인불여남원(人不如南原) : 정겨운 사람에는 남원만한 곳이 없다./남원에서 백성들이 순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정다울 수가 없었다.
◆전불여고흥(錢不如高興) : 돈에 대해서는 고흥이 최고다./고흥 앞 바다에서 잡아오는 고기와 해초류가 풍부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모습을 보았다.
◆여불여제주(女不如濟州) : 제주에는 여자가 많다.(당시에는 제주가 전남에 속해 있었음)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 학문에는 장성만한 곳이 없다./인종의 스승인 성리학의 대가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 선생을 비롯한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등 학문의 기상이 높은 최고의 고장이었다.
◆지불여순천(地不如順天) : 사람 살기 좋은 곳은 순천만한 곳이 없다./영산포와 영암, 장흥, 보성을 지나 도착한 순천에서는 너른 순천 벌에는 땅이 기름지고 사람 살기가 좋은 곳이었다.
그때 대원군이 순천에 가기 전 장흥에서 하룻밤만 묵었어도 흥이 넘치는 장흥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흥불여장흥(興不如長興)이라 했을 것이다.
장흥사람들은 임진왜란 시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놈들이 장흥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였으며, 동학농민전쟁 시에는 석대들에서 최후까지 저항하여 수많은 백성들이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흥을 의향(義鄕)이라고 부른다.
또한 1948년 여순사건 때는 반란군들의 은신처로써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의 희생이 있었으며, 6.25전쟁 시에도 인민군들의 잔혹한 탄압을 겪기도 하였다. 이렇듯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장흥 사람들은 죽을 줄 알면서도 끝까지 싸웠던 애국 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장흥 사람들은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흥을 놓지 않았다.
근세에 와서는 남도민의 한과 소리를 담아낸 소설가 이청준이 서편제, 선학동나그네, 소리의 빛 등을 발표하였으며, 관동별곡을 지은 정철에게 영향을 미친 관서별곡의 작가 백광홍, 화사(花蛇), 멍텅구리배, 물보라 등 수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한승원,  녹두장군, 은내골 기행, 휴전선 소식을 발표하였으며 5.18 광주항쟁의 중심에 뛰어들어 5년의 징역형을 받은  송기숙,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한승원의 딸)도 장흥의 문림(文林)을 이룬 작가들이다.
그밖에 장흥에는 천관산, 제암산, 사자산, 억불산 등 수려한 산과 탐진강과 장흥댐의 맑은 물, 수문포ㆍ회진ㆍ대덕 등의 해안 관광자원 편백숲우드랜드, 유치자연휴양림, 장흥댐, 정남진토요시장 등 관광 자원과 키조개관자ㆍ한우ㆍ표고버섯 등의 장흥삼합, 장흥매생이, 장흥무산김, 장흥새조개 등의 먹거리와 안양주조에서 빚은 장흥동동주 등은 모두 장흥의 흥을 돋게 하는 일등 자원이다.
이제 장흥군민과 출향 향우들은 “흥”을 주제로 하여 흥미진진한 장흥,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미나는 곳, 가장 살맛나는 곳, 길게 흥하라는 곳 등을 업고 대한민국 흥이 시작되는 곳, 맑은 물ㆍ푸른 숲ㆍ정남진 장흥을 영속적으로 가꿔나가야 할 책무를 띠고 있다.
자연 자원과 인공적인 자원들을 잘 보존하여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관자원으로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또한 인재를 양성하여 문림(文林)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드높여야 할 것이다.

■강석부 약력
ㆍ1951년생
ㆍ장흥군 유치면 태생
ㆍ장흥중, 광주상고, 방송대학교 졸업
-국가보훈처 순천보훈지청장, 재경장흥
  군향우회 수석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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