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사회경제네트워크협동조합」의 「상생상회」
그 대담하고 아름다운 첫걸음이 시작되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는 철학을 하나 꼽으라 한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닐까? 지금까지 쌓아온 무수한 노력, 사회의 틀을 만들어 주는 제도와 정책,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내면에는 늘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결합한 것들이다. 오랜 세월 모두가 행복해하는 삶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렸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가득해 보인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더딘 속도에 답답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오늘도 나와 내 이웃, 우리 지역 사회, 나아가서는 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또 행동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송임/이사장

●●● 2021년 7월 1일 문을 여는 “상생상회”
협동과 나눔으로 생산자를 돕고 정직으로 소비자에게 믿음을 선사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시작된다. 7월 1일(목) 「장흥군사회경제네트워크협동조합(이사장 정송임)」은 장흥토요시장에 「상생상회」를 오픈한다. (사)전남마을기업협의회장이기도 한 정송임 이사장은 「상생상회」라는 이름에 대해 "장흥의 농어민뿐만이 아닌 전남, 더 넓게는 전국의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이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름에서 짐작되듯 「상생상회」는 단순히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고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정송임 이사장의 말씀처럼 소비를 넘어선 의미 있는 행위가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다.
장흥토요시장 안쪽에 아늑한 둥지를 튼 「상생상회」에 대해 「장흥군사회경제네트워크협동조합」의 김흥주 사무장은 「사회적 경제」와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를 핵심 키워드로 「상생상회」의 존재 의미와 그 의의를 설명했다.
「사회적 경제」는 「지역 사회의 공동이익과 사회 가치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기업이 상호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뜻한다. 즉 이윤 창출이 아닌 지역과 사회가 바라는 가치를 위해 「사회적 기업」이 하는 모든 경제행위가 바로 「사회적 경제」인 것이

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이다. 올바른 가치와 기업 이념을 가진 「사회적 기업」이 존재할 때 비로소 건전한 「사회적 경제」가 발현하게 되고 이를 통해 살기 좋은 사회도 만들어질 수 있다. 김흥주 사무장은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과 같은 「사회적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난관을 함께 고민하고 또 해결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상생상회」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기업과 생산자들을 위한 대담한 도전
「상생상회」는 정송임 이사장의 경험과 철학이 빚어낸 결정체다. 공무원인 남편과 서울에서 생활하던 중 귀농을 하게 된 것이 이 모든 행보의 계기가 되었다. 당시 장흥에 도착한 정송임 이사장은 단 한 번의 경험도 없는 식당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식당 운영에 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5년의 나날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식당으로 이어진 인연이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어느 날, 식자재 구입을 위해 늘 애용했던 가게 사장님이 자투리 김을 잔뜩 주셨단다. 그때의 상황을 정송임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김 자투리를 받고) 내가 이걸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동네 어머님들하고 방 안에서 한달 동안 김부각을 만들었어요. 사실 만드는 건 어머님들이 하고 저는 못 만드니까 잔심부름을 담당했죠. 만들고 보니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어머님들께 가져가실 만큼 가져가시라고 했죠. 다들 사돈에 팔촌까지 준다고 가져가셨는데도 많이 남아서… 그런데 이걸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핸드폰 들고 여기저기 전화해서 다 팔았어요. 파니까 돈이 들어오잖아요. 그렇게 번 돈을 김부각 만드신 어머님들 통장에 넣어 드렸죠. 이렇게 해서 김부각을 만드는 마을기업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자투리 김으로 만든 김부각은 마을 기업 설립으로 이어졌다.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우연을 확실한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거듭한 정송임 이사장의 정성은 마을기업협회장으로 지역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를 낳았다.
마을기업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접한 현장의 목소리 중 가장 많았던 것은 판로가 없다는 농어민과 기업인들의 토로였다. 정송임 이사장 또한 마을기업 살림을 꾸려가면서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몸소 경험했었다. 많은 이들의 한숨 섞인 걱정을 덜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접한 애로사항을 취합해 장흥군에 전달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함께 고민하고 또 제안했다. 팔을 걷어붙이고 생산 현장부터 관공서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을 끊임없이 방문하고 또 설득하는 노력을 거듭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이렇게 해야 우리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장흥군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한 명 한 명의 생활이 평탄해져야 우리 모두의 삶이 윤택해진다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과 실천이 맞닿는 지점이 바로 「상생상회」이다. 정송임 이사장은 판로 개발의 어려움에 직면한 생산자에게 기회가 되는 「상생상회」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했다.

●●●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세세하고 체계적인 지원 사업이 절실
「상생상회」와 같은 시도 외에도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 바로 판로 개발이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일반 오프라인 매장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옛날처럼 매장 오픈만이 전부가 아닌 시대가 됐다. 온라인을 통한 꾸준한 홍보는 필수사항이 된 지 오래다. 꾸준한 홍보 활동이 병행되어야 비로소 판로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감성에 맞는 세련되고 말끔한 패키지 상품 개발 또한 판매량에 직결되는 만큼 소홀히 할 수 없는 홍보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중ㆍ소농 생산자나 영세기업에서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홍보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장흥군사회경제네트워크협동조합」은 판로와 함께 상품 홍보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홍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장흥군의 택배비 지원과 같은 사업이 실시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군내의 많은 기업의 상품과 생산품을 알리기 위해서는 허리끈을 질끈 동여매야 한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공략한 맞춤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상생상회」와 같은 시도가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기에  「장흥군사회경제네트워크협동조합」과 정송임 이사장은 정책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제언에 주저하지 않는다.

●●● 다 같이 잘 살기 위한 또 다른 계획-질소 포장공장 설립과 다문화 인재고용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충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를 희망하며 정송임 이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8일, 전라남도와 코레일유통(주), (사)전남마을기업협의회가 전남지역 마을기업 판로 확대 업무협약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정송임 이사장은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에게 전라남도의 마을기업과 영세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 포장공장 설립을 건의했다. 질소 포장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에서 제품을 보호해줄 뿐만 아니라 식품의 변질 또한 막아준다. 신선도가 생명인 식품류 포장에 꼭 필요한 공정임에도 개인 생산자와 사업 규모가 작은 기업이 신속한 포장을 가능하게 하는 대량 설비를 모두 갖추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송임 이사장은 전라남도에서 질소 포장공장과 같은 큰 시설이 완성된다면 많은 영세기업과 생산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 신선도 높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계획에 정송임 이사장은 또 하나의 꿈을 더 했다.
대규모 질소 포장공장 설립이 확정된다면 장흥군 내 산업단지로 유치시키고 싶다는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장흥군은 지리적으로 전라남도의 중심이다. 많은 기업과 생산자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길목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한다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마을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큰 버팀목이자 자산이 될 것이다.
정송임 이사장이 구상 중인 또 하나의 계획은 곳곳에 숨어있는 다문화 인재를 고용하는 것이다. 결혼을 계기로 우리나라로 삶의 터를 옮긴 그녀들에게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해외 수출과 판로도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그들의 생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우리 지역의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일이야말로 지역 사회 발전의 근간을 확립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계획 하나하나가 「상생상회」를 단순한 판매점이 아닌, 공생과 소통, 그리고 기회 제공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하는 요소다. 「상생상회」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 정직한 대한민국을 만날 수 있는 상생상회, 대한민국으로 뻗어 나가는 상생상회
「상생상회」에는 장흥군 특산품 외에도 전국의 우수하고 질 좋은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중소기업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많은 생산자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판로이자 기회가 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김흥주 사무장은 「상생상회」의 오픈이 단순히 판로 확대에 그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상생상회」를 중심으로 장흥 기업들의 재능 기부 활동도 시행할 예정이란다. 김부각 만들기나 우리차 만들기 등과 같은 체험학습을 통해 기업의 기술과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구체적인 계획이 올해부터 시작된다고 하니 벌써 귀추가 주목된다. 
「상생상회」를 필두로 하는 모든 지원 사업과 기부 활동의 목표는 하나로 귀결된다. 「더불어 살기」라는 사회 가치 실현이 바로 그것이다. 중ㆍ소농공과 소규모 기업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활동, 기업들의 재능기부와 같은 다양한 사회 환원 활동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담담히 말한 정송임 이사장과 김흥주 사무장의 담백한 어조야말로 굳은 각오와 결심을 대변하는 듯했다.
지역과 서울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서울시 「상생상회」의 이념을 잇고자 같은 이름을 선택했다는 정송임 이사장의 포부, 그리고 그 포부를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는 「장흥군사회경제네트워크협동조합」의 흔들림 없는 실천이 바로 장흥토요시장에 있는 「상생상회」다. 우리가 상생상회를 주목하고 또 방문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이웃의 노력이 빚어낸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하는 「상생상회」의 아름다운 도전에 우리 모두가 뜻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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