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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바다 그리고 당신- 영원하리라-이 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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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2.03  02: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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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녘에 청정한 득량 앞바다를 연하고 있는 땅, 5~8백미터봉의 산들이 여나므 남짓 누워있는 땅. 바다에 연해 개펄이 여기저기 펼쳐지고 그리 깊지 않은 수심으로 각종 어류와 패류가 풍족하고 높은 산들이 있어 계곡이, 강이 만들어지고 강 따라 드넓은 벌이 만들어지 고, 먹거리가 풍요로운 땅. 그리하여 저 선사시대에 남녘에선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 산기슭 아래 숨 쉬고 살아 대한의 반도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았던 땅. 삼국 이래 저 중국에서 피난 온 중국인들이 천관산 아래, 삼비산 기슭에서 새 삶터로 삼아 새로운 성씨로 세거하며 任馬魏씨의 본향이 되었던 땅. 그 땅이 바로 정남진 장흥이다.


장흥은 예로부터 덕스러운 땅德地이었다. 왜 장흥이 덕지인가. 바다에서 강에서 들에서 걷어드린 먹거리가 풍요롭고, 기본적인 의식주가 쉬이 해결되어 마음이 너그러웠기 때문이리라. 또한 이곳에 숨 쉬고 살았던 우리의 선인들은 덕스럽고 인자했으며 의기롭고 지혜로웠다. 높은 산들이 가르쳐준 깨달음은 德이고 仁이었으며 바다와 강이 일깨워준 삶은 의기였으며 지혜였다. 통일신라 때 천관산에 99개의 암자가 들어섰고, 천년고찰 보림사가 선종의 대가람으로 입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장흥의 지세가 덕지였기에 가능했으리라. 고려조에 임씨, 위씨의 수 많은 선인들이 조정에 출사하여 당당히 위명을 떨쳤으며, 조선조에 가사문학이 일대 부흥되며 독특한 장흥의 가사문학을 일굴 수 있었던 것도 이 땅의 주인들이 그만한 학문과 성정, 지혜를 함유하고 있었던 탓이었으리라. 또 국가 위란시 수많은 충혈지사들이 떨쳐 일어나 의향의 전통을 쌓을 수 있었고‘장흥동학’이라는 그 이름도 그 의기 전통의 소산물이었으리라.


몇 세기가 흐른 지금, 이 땅 어디를 가나, 그 어디서나 우리는 선인들의 그 흔적들을 더듬을 수 있다. 어느 산의 정상을 올라도, 참으로 축복받은 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장동 신북리 후기구석기 유물에서, 여기저기 산재한 고인돌 유적에서, 부산 지천리 일대에서 출토되었던 철기시대와 삼국시대 유물에서, 그리고 용산 월송리 조선백자 유적에서 우리는 장흥 땅에 살았던 그 넉넉한 선인들의 문화를 읽게 된다. 탐진강을 거슬러 오르며 선인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정자의 난간에 앉아보면, 강태공이 되어 시절을 낚고 인생의 허무와 사나이의 의기를 시로 노래했을 법한 선인들의 情恨도 능히 가늠하게 된다.


여기저기 드높이 솟은 산을 우러르고 강을 굽어보고 바다를 둘러보며 사색하고 이상을 그리고 그리움을 배울 수 있어 오늘날 장흥문학 태동이 가능했을 법하다. 해서 안양 여닫이와 해산토굴에서 한승원의 바다문학의 전설이 잉태되고, 회진 진목리에서 이청준과 천년학의 전설이 움트려 하는지도 모른다.


7,8백년간 부사고을로 입지하며 서남해안의 요충지로, 호남 시인묵객들의 文林으로 자리해오다 일본합병, 광복, 근대화 등 근 1세기 가까이 소외되며 낙후지역으로 쇠락을 멈추지 못했던 장흥 땅이 이제 비로소 눈을 뜨고 있다. 본디 가지고 있었던 이 땅의 성정이, 이 땅의 생태가 바탕이 되어 환경의 세기, 문화의 세기에 손잡이가 되어, 그것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고 다시 부활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가고 있다.


이 땅의 본연의 모습이었던 그것은 바다요, 산이요, 강이요, 벌판이요, 계곡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들과 함께 이 땅을 지켜 온 당당한 당신(장흥군민) 이 있다. 당신은 늘 그 자리에서 장흥땅을 지켜왔다. 해서 당신은 지금도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당초부터 축복받은 바다요, 산이요, 당신이었다. 그 축복을 우리가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서야 우리는 그것을 찾으려 한다. 당연히 찾을 것이다. 우리의 축복이므로 당당하게 우리 것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이 땅이, 우리의 바다가 있어 빛나고, 산이 있어 더욱 광채나고, 더더욱 당신이 있어 축복이 될, 그 내일의 주인공은 우리들이다.


이제는 좌절도 그만 접자. 이제는 오랜 갈등도 잊자. 눅눅한 옷일랑 벗어 던지자. 벌거숭이 되더라도 당당하게 바라보자. 그리고 이해하고 함께 아파하고, 하나가 되어 서로를 보며 맑게 웃자. 공허로운 웃음일지라도 다시 한 번 말갛게 웃고 또 웃자. 그 웃음은 우리의 희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영원하리라.


우리는 그 희망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희망이 우리를 살리는 길이다. 그 희망의 의지로 한 마음이 되고 동체가 되는 것이다. 방관자가 아닌 주인이 되고 주인보다 머슴이 될 수 있는 것도 희망 때문이다.

바다와 산, 그 자리에 당신이 밝게 웃고 있어 우리의 희망은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도 영원한 희망이 될 수 있으리라.


당신이 있어 이 땅의 바다가 더욱 정겹고 이 땅의 산들이 더욱 광휘롭고 자존 넘치는 당신의 모습도 아름다운 것이다. 축복도 희망도 자존도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바다 되고 산이 되고 당신이 되길 기도한다. 영원히.

-제398호 2007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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