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2007.04.19
방물토마토 헐값에 넘기고 뒤집길 수차례

지금은 가격 비싸도 판매 불티 인기 상한가



장흥군 관산지역 농가들이 출하하는 천관산 방울토마토가 서울 가락시장에서 인기 상한가를 기록하며 수년째 최고 자리를 지키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천관산 방울토마토의 경우 5㎏ 한 상자가 평균 2만2천~2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 방울토마토 보다 5천~6천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천관산 방울토마토가 중도매인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것은 당도가 탁월하고, 열매살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또 1~5등급으로 엄격히 선별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한 것도 인기비결 중의 하나다.

천관산의 맑은 물과 기름진 토양에서 재배되고 있는 장흥 천관산 방울토마토는 당도가 뛰어나고 과육이 많아 소비자들이 선호도가 높은데 현재 156농가가 참여, 연간 3천1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본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이곳에서 저농약 2년, 무농약 3년 등 5년째 친환경 방울토마토를 생산하며 부농의 꿈을 실현해가고 있는 농민이 있어 화제다.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관산지역 156농가 중 3농가만 친환경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작목이 습기가 많고 높은 온도가 형성되는 특성상 병충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장흥군 관산읍 옥당리 471번지 옥당친환경 위원환(45) 사장이다.

위 사장은 "이제 농산물도 친환경적으로 재배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며 "경쟁력을 높일려면 무농약 방울토마토를 생산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농약으로 짓게 되면 일반 농약을 사용할때 보다 30% 정도 수확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지만 웰빙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이 아니고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관산이 고향인 위 사장은 중학교를 마치고 광주 숭실고등학교로 진학한다. 2남 4녀중 장남이었던 위 사장은 1982년 고교를 졸업한 뒤 귀향하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게 된다.

1988년 광양에 있던 시멘트 회사에 취직, IMF가 몰아치던 1997년 퇴사할때까지 1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했던 농장 주인의 꿈이 실현되기 시작한 것은 1996년도. 물론 물려받은 유산이 별로 없었던 위 사장은 정부의 지원은 필수였다. 당시 정보보조 사업으로 40% 보조를 받아 자부담 60%으로 8개동의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10년 동안 계속됐던 직장생활의 퇴직금 3천500만원과 융자 6천500만원 등 모두 1억4천만원이 투입됐다.

위 사장이 방울토마토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장흥지역에는 1994년도부터 방울토마토가 보급돼 농가에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었다.

일년 내내 쌀농사 지어서는 겨우 몇백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해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방울토마토가 그렇게 복덩이로 보일 수 밖에 없었고 직장생활보다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회사를 다니면서 비닐하우스를 짓고 나서 방울토마토 모종을 정식했다. 회사일과 방울토마토 재배와 병행하다 보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랐다. 광양과 장흥까지 거리가 차로 1시간이 넘었지만 새벽까지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하다 출근하는 일이 반복됐다.

사촌 형님이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어 주말이면 사촌 형님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토마토 재배기술과 병충해 방제 등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며 농사일기에 적어나갔다.

방울토마토가 모종을 정식한 뒤 보통 3개월(겨울에는 4개월) 정도 지나면 수확하는데 병충해도 심하지 않았고 지력도 튼튼해 첨에는 돈좀 만졌다. 빌린 돈도 갚고 동생들 뒷바라지에도 쓰고 했다.

위 사장이 방울토마토 재배에 들어가면서 관산지역에 방울토마토 재배면적이 부쩍 늘어났다.

현재는 관산읍내에서만 35농가 20 ㏊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1997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귀향하면서 방울토마토 재배에 본격 나서게 된다. 하지만 위 사장에게도 시련은 닥친다.

1998년 토마토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5㎏ 1박스에 4∼5천선에 거래됐다. 지금 5㎏ 1박스에 2만5천원선에 거래되는 것을 고려하면 생산비는 커녕 비닐하우스 난방비용도 못건졌다.

가격이 떨어진 뒤 인상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위 사장은 창고에 40일 정도 판매할 방울토마토를 저장했다. 하지만 보관지식이 없었던 지라 썩어서 3톤 정도를 버렸다. 나머지 7톤도 기름값만 받고 도매상에 넘겼다. 위 사장에게는 자식과도 같았던 방울토마토를 헐값에 넘기면서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울토마토 재배를 후회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이라고 가격 폭락으로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던 위 사장에 또다른 어려움이 찾아온다. 연작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지력이 약해져서 시들음병이 번졌던 것이다.

위 사장이 비닐하우스를 지었던 땅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배추와 딸기 재배로 땅의 지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상태였다.

1999년 토경재배를 포기하고 수경(양액)재배로 전환했다.

먼저 전남도내 수경재배 방울토마토 농가를 찾았다. 수경 재배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장흥군농업기술센터에 요구해 수경재배시범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40% 보조, 40% 융자, 20% 자비 방식으로 모두 9천만원을 투입 수경재배 시설을 설치하고 수경재배에 본격 나서게 된다.

위사장에게 세번째 시련이 닥친 것은 2004년. 위사장이 재배하고 있는 방울토마토가 시들음병에 시달린 것이다.여러가지 약을 사용해 보았으나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위 사장은 수경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원수(물)에 대한 수질검사를 농촌진흥청에 의뢰했다. 한달 정도 지나 결과가 나왔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원수가 균에 감염돼 있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새롭게 지하수 관정을 팠다. 기존의 소형 관정 대시 100m 이상 지하암반수를 뽑아 올릴 수 있는 중형관정을 파, 원수에 대한 수질 조사를 먼저 실시했다.

다행히 무균으로 판명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해 충청도와 일본 파프리카 농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천적을 이용한 병충해 방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 위 사장은 파프리카는 무농약으로 재배하기 어려운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적으로 병충해를 해결하는 것으로 직접 눈으로 보았다.

귀국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천적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장흥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천적 이용한 시범사업 제안이 들어와 공동으로 천적 이용한 병충해 퇴치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위 사장의 방울토마토는 올해 무농약 3년째를 맞는다.

무농약 첫해는 농약을 최대한 하지 않고 생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방울토마토 수정부터 수정약을 쓰지 않고 수퍼벌을 이용해 수정했고 살균제는 2회 살포, 살충제는 정식해 수확이전까지 3회 뿌렸다.

2년째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병균은 미생물 제재를 배양해 살포했고 충은 제충국을 제조해 엽면 시비 및 관주했다.

그러나 밀식재배를 했던 탓에 병충해가 극심해 수확량이 일반 재배에 50% 수준 밖에 되지 않으면 실패하고 말았다.

2004년 옥당 유기농작목반을 구성해 위 사장을 포함해 3농가가 저농약으로 인증을 받아 생산 판매에 나섰는데 저농약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 2005년 무농약 인증 받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위 사장은 매년 8월초 파종한 뒤 9월에 정식해 11월부터 수확에 들어가서 이듬해 6월까지 수확하고 있다. 5㎏ 박스로 1만5천여개를 생산해 '무농약 천관산 방울토마토'란 브랜드를 달고 전량 수도권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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