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씨름협회 신명석 전무이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던 전남체육회 사무처장 정모(61)씨가 범행 나흘만인 지난 30일 경찰에 자수했다.

강진경찰서는 " 정 사무처장이 이날 오전 자수의사를 밝혀와 현재 신병을 확보, 모처에서 조사중 " 이라고 30일 밝혔다.

정씨는 26일 오후 9시께 강진군 강진읍 한 식당에서 전남씨름협회 전무이사 신명석(51)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씨를 말리던 전남씨름협회 회장 백모(58)씨도 정씨가 휘두른 흉기에 손 발등을 찔려 부상했다.

사건 직후 서울로 도주한 정씨는 가족들과 수시로 통화했으며 최근 자수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담반을 구성해 서울 등지로 급파, 정씨의 소재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씨 가족과 측근들을 상대로 자수를 권유해 왔다.

정씨는 사건 전날인 25일 전남체육회 상임부회장 예우 문제로 씨름협회 간부들과 언쟁을 한 뒤 사건 당일 식사 자리에서 이들을 불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체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체육회 내에 쌓인 갈등과 알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씨는 자수 직후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힌 뒤 "너무 후회스럽다"는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처장은 범행경위에 대해 "사건 전날 씨름협회 초청 만찬석상에서 '상임부회장을 잘 모셔라'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데 분노가 일어 다음날 오해를 풀려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혀 상임부회장 부임이 갈등의 직.간접적 요인이었음을 시사했다.

정씨는 2005년 2월 도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달 7일 제231차 이사회에서 4년 동안 유임이 확정된 인물로 서열상으로는 3위이나 실질적으로는 상임부회장과 함께 '투 톱'을 이루는 전남체육계의 거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강진경찰은 지난 30일 오후 3시 도체육회 간부 살인사건에 대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진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바로 전국적인 수배조치와 함께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하지 못하도록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 이어 피의자의 연고지 등을 파악해 형사를 급파했으며, 가족들을 상대로 자수를 설득해줄 것을 끈질기게 권유한 결과, 마침내 용의자가
심경의 변화를 느껴 자수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또, 강진경찰은 사건발생 경위에 대해 도체육회 관계자, 피해자. 목격자 등의 진술내용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피의자에 대한 범행동기 등에 대해 심문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피의자는 지난 29일, 서울로 파견된 강진경찰서 수사관에게 자수의사를 밝히고 함께 강진으로 내려왔다고 말하고 "도체육회 공인으로서 검거당하는 것보다 자수하는 쪽으로 심경변화를 일으켜 자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한사코 당시 술이 만취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경찰은 "사무처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으므로 오늘(30일) 구속수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신씨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9시30분 전남 장흥병원에서 전남도체육회장(葬)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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