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원작, 이창동 감독의 '밀양'- 프랑스 배급사에 先판매되다


◀'밀양'은 24일 칸 영화제에서 공개되며 같은 날 국내에서도 개봉된다

장흥(회진면 진목리) 출신의 원로작가 이청준씨(68)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의 원작이 된 데 이어 이번에는 그의 단편소설 ‘벌레이야기’가 이창동 감독이 문관광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내놓은 영화 밀양’의 원작이 됐다.

이전에 임권택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 ‘서편제’와 ‘축제’까지 합치면 이씨의 소설이 영화화된 것은 네 차례나 된다.

이청준 소설은 정치적 견해나 지역, 계층을 떠나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녔다. 당대현실에 대한 예리한 문제의식과 그것을 삶의 모습으로 끌어안는 정신성, 여기에 한의 정서에 기반한 남도문화의 풍취가 더해진 그의 문학은 많은 지식인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 9일 저녁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린 문인들을 위한 특별시사회에서 영화 '밀양'을 감상한 이청준 선생은, " '밀양’은 큰 틀에서는 내 소설의 느낌이 있지만 세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주인공을 자살이란 극단으로 몰아간 데 비해 영화에서는 감정적으로 고조시켰다가 희망적으로 끝을 맺더군요. 소설은 막막한데 영화는 숨통을 틔워주고 피로한 가운데서도 짊어지고 살 수밖에 없다는 느낌, 삶의 페이소스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소설보다 더욱 삶에 가까웠습니다.”고 말했다.

또 '밀양'의 원작 ‘벌레이야기’에 대해 이청준 선생은 "광주사태 직후의 당시 정치상황이 너무 폭압적이어서 폭력 앞에서 인간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봤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을 때 피해자는 용서할 마음이 없는데 가해자가 먼저 용서를 이야기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럴 때 피해자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며 그런 절망감을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은 60회를 맞이한 올 칸(5월16~27일)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인간의 내면고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감독의 독특한 시각을 완성도 있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고통과 아픔을 극한의 상황까지 표현한 전도연의 폭발적인 연기, 차분하고 안정적인 그래서 더 깊이 다가오는 송강호 등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이창동 감독은 "1988년 읽은 원작 소설에 담겨 있었던 인간과 신, 인간과 구원의 문제가 마음에 남아 <오아시스>를 끝낸 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6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 오는 5월 24일 우리나라와 프랑스 동시 상영이 확정된 '밀양'은 프랑스에서 배급사 디아파나에 팔렸다. 4월 말 프랑스에서 열린 배급시사회에 참석한 후 구입 의사를 전해온 영화배급사다.

디아파나사 카린 베이언스 대표는 "열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연기를 펼치는 전도연과 섬세하면서 유머러스한 송강호 의 연기가 조화를 이뤘다"며 "이 감독의 연출력은 우아하면서 사무친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앞으로 칸에서 '밀양'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고 프랑스에서 배급은 올해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디아파나는 1990년 초부터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 월터 살 레스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등 다수의 화제작을 제작, 배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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