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다시‘지역’이 화두가 떠오르고 있다. 도시와 중앙중심주의로 인해 우리의 삶이 갈수록 공허해지고 삭막해지면서 자연주의가 태동되고 '느린세상' 이 명제가 되고, 마을사람들의 이야기와 마을의 역사를 전시하는 '마을박물관' 관광명소가 되고, 내가 살고있는 변두리의 마을, 이웃의 삶이 다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추세에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가 프로젝트로 '희망찾기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을 펼치고, 이 공모사업에 장흥의 젊은 문화운동가들이 참여, 장흥의 한 마을 이야기를 펴냈다.

<송산마을 속으로 들어가다>(이매진,국판 ,205쪽, 9000원)가 그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장흥의 젊은 3인의 문화운동가들.

문충선씨. 그는 송산마을의 문화공간인 '오래된 숲'을 운영하고 있으며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지역문화 활성화와 자라나는 청소년의 문화교육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정찬용씨. 녹차농사를 지으며 동양화를 그리는 미술작가다. 산수화를 즐겨 그리다 이 번 작업에 참여하면서 인물과 동물을 공부하며 그렸다. 본문 속의 그림과 사진을 담당했다.

또 한사람은 천승룡씨. 장흥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다. 지역의 크고 작은 문화-환경운동에 열정적이다. 장흥에서는 천서방으로 통한다.

물론, 이 책은 희망제작소의 프로젝트 ‘지역희망찾기’ 시리즈 5권 중의 1권이다.‘이천동, 도시의 옛 고향(최엄윤 지음)’, ‘우리 시대의 커뮤빌더(김기현 지음)’, ‘연안테제, 연안사회를 조직하라(김갑곤 지음)’,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체험기(정보연·김수경·이순임 지음)’등과 함께 발간된 것이다.


이 책은 장흥군 장흥읍 덕제리 송산마을이 배경이다. 송산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애환,전통과 현대를 얘기하고 희망과 꿈을 찾아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하여 책으로 엮어낸 송산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마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당산나무의 나이만큼이나 이야기

는 켜켜이 쌓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을 이야기는 대부분 문자의 기록보다는 사람들의 구전과 기억, 그리고 체험적 사유 속에 있다.

그러니 얼마나 변덕스러울 것인가. 아니 얼마나 생생할 것인가. 그 생생한 이야기들의 경합, 다시 말해 경쟁하는 담론의 공간 속에서 이야기들은 어떻게 진정성을 획득해 나가는 것일까. 어찌됐든 우리는 마을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개인이 몰래 숨기고 있는 자료와 기록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뭉스럽게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공식적인 기록보다는 개인의 욕망과 내밀한 감정이 넘쳐 흐르는 이야기와 기록들에 목말라 했다.…."(글 머리에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거센 파고 앞에서 해체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들의 농촌마을들. 이번 <송산마을…>은 바로 해체위기에 놓인 우리 농마을의 희망찾기 같은 성과물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 농촌마을도 대내외의 급변하는 외세의 흐름에 수동적으로 내몰리지 않고 스스로 발전을 모색해야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저작권자 © 장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