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출신 중견 여류 수필가 엄현옥씨(50.사진)가 2004년에 펴낸 ‘아날로그-건널 수 없는 강'에 이어 최근 네번째 수필집인 '질주'(수필과 비평사간)를 펴냈다.

지난 1월에는 ‘수필시대 통권18호’(2008.1/2)에서 ‘김동석 수필에 나타난 두 가지 경향에 대한 고찰 -사색적인 경향과 비판적인 경향에 대한 고찰을 중심으로-’ 라는 평론이 ‘제2회 수필시대를 여는 수필평론 신인 당선작’으로 선정돼, 문학평론가로 정식 데뷔했던 엄 작가는 이번 수필집 출간으로 더욱 왕성해진 작품활동력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이번 '질주'에서 1,2,5부는 짧거나 긴 수필, 3부는 사우나 풍경 연작 수필, 4부는 전시회등 관람 소재의 시평, 6부는 독후감, 영화 감상기 등 인접 장르와의 만남을 소재로 한 문화시평등 60여 편의 다양한 소재의 글들을 묶었다.

이번 수필집은그의 글 쓰기가 수필에서 이제는 문학평론, 문화시평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음을 그리고 그의 글 쓰기의 열린 텍스트는 늘 새롭게 변신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상렬씨(문학평론가)는 그의 수필에 대해

"엄현옥 수필의 발상 전환은 우리 수필계의 난무한 신변잡사에서의 일탈이며, 소재주의적 수필 쓰기에서도 상당한 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더욱 서정적이면서도 간결한 문체, 탄력 있는 구성법, 정련된 수필어의 사용, 밀도 있는 문장 쓰기와 주제 구현의 적확的確은 수필의 문학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비로소 그에 이르러 우리 수필문학의 새로운 영토가 확보되고 있음을 보게 한다.

또 하나, 엄현옥 수필에서 간과看過할 수 없는 것은 존재의 무거움이다. 엄현옥의 수필은 쉽게 읽혀지지 아니한다. 정서와 사상이 적절히 안배되어 자신만의 얼굴을 그려놓아 마치 숨은 그림을 찾듯 독자로 하여금 행간에 숨어있는 배면의 언어를 찾게 한다. 그럴 때에 비로소 화자가 보여주는 삶의 내부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다. '삶의 지혜가 고뇌에서 생긴다'고 했듯, 엄현옥의 수필은 고뇌의 눈으로 보아야 제격이다. 정서와 상상의 여과를 통한 산물이어서다. 이렇게 존재의 무거움을 안고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또 다른 길이 엄현옥 수필의 세계라 하겠다. 말할 것도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은 여럿이 아닌 것 같이 본격적인 수필가 한 사람이 우리의 수필의 경지를 이렇게 새로운 지평으로 인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겠다."

고 평하고 있다.

엄 작가는, 어린 아이들의 교육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육가이기도 하다.

지금은 '성산어린이집' 시설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지난 해부터 평소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자신의 생각과 교육의 문제점 등을 글로 표현, ‘에세이스트’지에 성인들의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유아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그려내는 교단수필을 연재,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는 유아교육을, 대학원에서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했다.

유독 어린이 교육에 대한 소재의 글들이 많은 것은 그의 전공, 직업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그가 펴낸 수필집만도 이번 '질주'까지 네 권에 이른다. 그의 작품들은 우수한 작품들이 많아 그동안 인천문학상, 신곡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 장흥 출생.
▶ 우석대 교육대학원 유아특수교육전공(교육학 석사)
▶ 수필가. 문학평론가
▶ 96년 '수필과 비평' 등단
▶ 08년 '수필시대' 문학평론 등단
▶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인천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수필과 비평' 이사, '제물포 수필문학' 주간, 한국문협 회원
▶ 98 제물포수필문학상 수상. 03년 인천문학상 수상, 04년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
▶ 저서 : ‘다시 우체국에서'(1998)/ ‘나무'(2003) / ‘아날로그-건널 수 없는 강'(2004) / '질주'(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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