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는 한농연이 ‘희망있는 장흥농업’이란 슬로건으로 지난 19일 한농연 가족한마음대회가 장흥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모임에는 회원가족 9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성대히 준비한 만큼 즐거움이 가득해야 할 행사장이 예년에 비해 썰렁하기만 했다.
기념식이 끝나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가 하면, 점심을 먹는 각읍면 캠프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이번 행사는 지난 태풍의 영향으로 피해 복구를 위해 많은 회원 가족들이 참여를 못했는가 하면, 축사와 격려사를 통하여 어느 한 사람도 태풍의 피해로 인한 특단의 대책 한 마디 없어, 회원 가족들은 서운해 했고, 성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의 이러한 상황은, 지금도 장흥 곳곳에는 피해복구를 위해 어려움이 봉착해 있고, 장흥군의 재정자립도 또한 어렵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또 이런 와중에서도, 얼굴 내밀기를 좋아한 내빈들은 자기 좌석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태풍의 상처 또한 잊지 못했는지 듣기조차 민망한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이날 현장에는 수도작, 비닐하우스, 축산농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더더욱 감정과 쓴 소리들이 난무했던 것이다.

어느 한사람이라도 조그마한 희망의 말을 전달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뿐만이 아니다. 기념행사도 예정시간보다 훨씬 넘어 지루한 회원가족들은 자리를 떠, 앞으로 시간상 보안의 숙제가 아닌가 하는 목소리들도 흘러나왔다.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조금씩의 착오가 있겠지만 시간개념도 보안해야 할 점은 보안해야 된다는 중론이 많았다.

또한 몇일 후면 추석 대명절이 돌아온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반갑지 않는 눈치다. 들판에는 누렇게 익어갈 벼들이 백수가 되어 쭉정이만 남았고, 치워도, 복구해도, 끝이 없는 비닐하우스에다 들썩이는 국제 곡물가격에 사료회사에서는 사료값 인상에 눈치 보기 급급한 사항에 대명절인 추석을 맞이하기는 예전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축산농가가 밀집되어 있는 장흥은 더더욱 걱정이다.
정부의 무책임으로 일관해오다 소 값이 떨어지니 이제는 농가들의 과다 사육이니 하면서 농가에 떠 넘기며 도산 위기까지 부채질하고 있어 이중삼중으로 걱정을 하고 있다.

현재 장흥을 비롯 인근 우시장의 소값 거래를 보면 6~7개월 송아지 기준 암송아지 90만원 숫송아지 170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조사료를 포함한 사료 값을 제외하면 인건비는커녕 60만원 정도 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일에도 마찬가지겠지만 농민이 원하는 것은 위로와 곧 희망이다. 농업인은 행여나 하며 희망을 갖고 생업에 충실하고 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 말도 있듯이 조금의 위로의 말들이 마음 아픈 상처를 씻어주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만 남게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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