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곳곳의 논두렁 위에 농민들의 바쁜 움직임을 보면 본격적인 농사철이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트랙터는 곳곳에서 못자리 물 잡기와 조사료인 나이그라스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예년과 달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다. 최근 우리 농촌이 고령화 증가 등 활력 저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자재 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농가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종자를 비롯한 비료, 농약값 등이 일제히 올랐으며, 지난 태풍으로 인하여 보급종인 벼 종자마져 예년에 비교해 20% 가량 상승했다. 또 곳곳에는 일손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영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농번기 철의 일손이라 해 보아야 고작 노인밖에 없는 탓에 그마저 행정에서 노인들 위주로 공공근로를 시키고 있어 업친데 겹친 격으로 일손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일손을 구한다 하더라도 반 나절의 인건비가 5만원 상당이어서 농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 고장은 농어촌의 촌락으로 전업을 이루고 있으며 자연 의존성이 크고 더더욱 바닷가를 끼고 있기에 태풍이 불어도 타 지역보다 피해가 심각한 고장이기도 하다. 하여 농사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올 정도이다.

또한 우리고을 농촌은 전통적인 농업을 생업의 기반으로 갯펄을 막은 간척농업이 많은 곳이다. 거기에 시골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촌락이고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은 촌락을 벗어나기 위해 도시로 이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갈수록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공공근로니 노인 일자리니 해서 더 더욱 일손 부족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여 행정에서는 농촌의 일손을 동원하는 업무의 시기를 한 번쯤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작은 씨앗이 햇살을 한 줌으로 생명을 틔우듯이, 농촌의 실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소리다.
이제 우리 고장의 농촌도 넓은 의미의 농업을 갖고 있다. 다행이도 노력항을 위주로 도시민들이 왕래하면서 적게나마 한 가닥 희망을 줄 뿐더러 힘이 되고 있다. 또한 예년과 달리 축산업이 메카로 자리잡고 임업 과수업 등의 공동체 성격을 지닌 농업이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기도 하다. 예년에 비해 갈수록 귀농 인구가 우리고장에도 조금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도시민들은 농어촌을 끼고 있는 산촌에 살기 위해 산촌을 찾은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기에 천만다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유는 산업의 발달과 교통의 발전으로 도시의 영향을 받은 농촌지역이 많으므로 차츰 전통적 촌락을 찾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걸 희망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농귀촌 정책이 이처럼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물론 그 고장의 모습과 풍경에 따라 그들의 생각과 모습들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 우리 고장은 먼저 SOC사업에 역점을 주어야 될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가 있듯이 한 번 찾아온 사람에게는 두 번 다시 다른 곳으로 머리를 돌리지 아니하게 만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우리 고장은 물론이요 우리 농촌이 함께 살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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