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마디도 안 나눴죠. 그런데 요즘엔 왠지 한 발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어색했던 아버지와의 눈 마주치기도 자연스러워졌어요. 진짜 아버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좋습니다."
장흥고등학교(교장 위점복)가 진행한 부자 공감캠프가 호응 속에 마무리 됐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강진 월출야영장에서 진행된 캠프에는 모두 47명의 1학년생들과 43명의 아버지가 참여했다. 특히 4명의 남교사가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웠다.
이번 캠프는 현대사회에서 자칫 실추되기 쉬운 아버지의 위상을 세우고 부자간의 화합을 통해 가정의 화목을 증진시키기 위해 추진됐다.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초반과 달리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튼 부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캠프 1일차에는 아들을 위한 아버지 밥상, 단 둘이 산책하기 등 관계개선을 위한 시간이 집중됐다. 자녀와 효과적인 대화방법 강의와 부자가 함께하는 몸명상, 서로를 알아가는 퀴즈 등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장흥 귀족호도박물관장이자 인문학강사인 김재원 관장이 강연과 함께 호두를 선물하기도 했는데, 호응이 매우 좋았다는 평이다.
부자들은 한 이불 속에서 밤을 보냈다.
이튿날에는 아버지를 위한 아들표 아침 식사준비로 시작됐다.
아들들이 속내를 털어놓는 동영상 및 편지쓰기로 용서청하기, 아버지가 해주는 아들 세족식, 가족선언서 만들기, 아쉬움과 다짐의 시간 등으로 일정이 진행됐다.

캠프에 참가한 김종희 군은 “가장 많이 닮았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아빠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주말에 목욕을 함께 가서 시원하게 등을 밀어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위점복 장흥고 교장은 “캠프에 참가한 아들과 아버지 모두가 이번 캠프를 통해 가족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소통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족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흥고는 부모와 자녀간의 치유와 화합을 통한 건강한 가족관계 향상 프로그램으로 이번 아빠와 아들의 캠프에 이어 2학기에는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구성원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 의식을 고취하는 실천적 인성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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