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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을 깊이 가진 선비를 논평하지들 말게(2)장희구 박사(260회)/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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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6  1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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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朴貞齋宜中韻(차박정재의중운)[2]/야은 길재
밤의 어두움에 구름도 젖어 들고
물시계 소리에 나그네 더딘 꿈이
의리에 죽고 사는 것 논평하지 말게나.
夜色歸雲濕    漏聲旅夢지
야색귀운습    루성려몽지
莫論忠烈士    義出死生期
막론충렬사    의출사생기

   
 

두문동은 지금의 개풍군 광덕면 광덕산 서쪽과 만수산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조선 건국을 반대하고, 고려의 신하로 남기를 맹세한 충신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태조 이성계가 등극하면서 고려의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한 과거장을 설치하였으나, 개성의 북쪽 고개 마루에 조의와 조관을 걸어놓고, 만수산으로 들어가 고려 왕조에 대한 절의를 지켰다. 물시계 소리에 나그네 꿈도 더디는데, 의리는 죽고 사는 일을 초월한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충렬을 깊이 가진 선비를 논평하지들 말게(次朴貞齋宜中韻2)로 제목을 붙이는 율(律)의 후구인 오언율시다.
작가는 야은(冶隱) 길재(吉再:1353~1419)로 고려 말, 조선 초의 성리학자이다. 1370년 박분에게서 논어, 맹자 등을 배우면서 성리학을 접하게 되었다. 관료로 있던 아버지를 만나러 개경에 갔다가 이색, 정몽주, 권근 등의 여러 선생의 문하에 종유하며 학문을 익혔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밤의 어두움에 돌아가는 구름도 젖고 / 물시계 소리에 나그네 꿈도 더디구나 // 충렬을 깊이 가진 선비를 논평하지들 말게 / 의리는 죽고 사는 일을 초월한다네]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정재 박의중의 운에 차운하다(2)]로 번역된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조 태조가 개국하자 고려의 유신 72인의 충신들이 개성 동남방의 [부조현(不朝峴)]에서 조복을 벗어 걸어 놓고 헌 갓으로 바꿔 쓰고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광덕산 서쪽 기슭의 [두문동(杜門洞)]으로 다시는 이 세상에 나오지 않고 여생을 보냈는데 두문동 72현이라 부른다. 전구에는 [아침에 부조현에서 이별했는데 / 그대들은 지금 어디로 가 있나? // 잊지 못하는 순수한 그 마음으로 / 슬프다 원통함이 실처럼 이어졌다]는 시상의 얼개를 차곡차곡 그려내 놓았다.
시인은 선경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객관적상관물을 다 동원해 보려고 했다. 밤의 어두움에 돌아가는 구름도 젖어 있고, 물시계 소리에 나그네 꿈도 더디게 움직인다는 비유법 한 줌을 얽혀 내고 있다.
화자가 합류했던 곧은 의지는 굽힐 수 없는 절개로 뒤범벅이 되었음을 시상으로 얽혀놓기에 분주했다. 충렬을 가진 선비를 더는 논평하지들 말라, 의리는 죽고 사는 일을 이미 초월했다는 한 마디를 쏟아내고 있다. 의리에 죽고 산다는 결연함을 보이게 된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어두움에 구름 젖고 나그네 꿈 더디구나, 충렬 선비 논하지 말라 사생을 초월하네’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한자와 어구】
夜色: 밤 빛. 밤의 어두움. 歸: 돌아가다. 雲濕: 구름이 젖다. 漏聲: 물시계 소리. 旅夢지  : 나그네 꿈도 더디다. // 莫論: 논하지 말게. 더는 논변하지들 말게. 忠烈士: 충렬을 가진 선비의 기질. 義: 의리. 出死生: 낳아서 죽고 사는 일. 期: 기약. 여기선 기약이 없다는 뜻으로 ‘초월하다’는 의미로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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